동물원이 사라져야 하는 이유


인간이 다른 생명을 먹고 반려동물로 키우는 것도 이기적인 것이긴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다른 동물의 살아가는 순간까지 강제로 제어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해.

먹는 것이든 기르는 것이든 인간의 이기적인 행동인 것은 맞지.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려면 다른 생명을 안 먹을 수는 없잖아? 반려동물도 누군가는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정말 가족같고 목숨을 걸 수 있을 정도로 소중하고 마음의 위안이 되는 경우도 있을 거야.

하지만 동물원은 돈을 위해서, 사람들이 구경하러 왔다가 가는 그 사소한 흥미, 재미를 위해서 만들어졌고 운영되는 곳이잖아. 그것은 다른 생명의 자유를 인간의 가벼운 흥미, 여가, 호기심 해소를 위해서 온전히 빼앗는 거야.

예를 들어 인간이 외계인에게 점령당해서 동물, 가축 취급을 받게 됐다고 치면, 먹히는 것, 어떤 집의 애완동물로 길러지는 것 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물론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 그런데 내가 동물원 우리 안에 외계인들의 구경거리가 돼서 내 일거수일투족 하나하나를 전부 다 감시받게 된다면 너무 수치스럽고 못 버틸 것 같아. 그건 살아있지만 살아있는게 아닌 거잖아.

사실 먹히기 위해서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하지만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자살하는 사람들은 결국 삶보다 죽음이 더 낫다고 판단한 거잖아. 그것처럼 어떻게든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지.

다시 말해서 인간을 위해서 다른 생명을 이용하고 희생시키는 것은 다 마찬가지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거야. 술이나 담배와 마약은 비슷한 점이 있지만 합법과 불법으로 구분되듯이, 먹는 것이나 반려동물과 동물원도 구별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인간이 이기적이어도 되는 정도의 선을 넘었다는 거야.

결국 나도 인간이고 우리는 우리의 기준으로 동물을 보고 판단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 내 기준 안에서 어떤 것이 동물들에게 옳고 그른지, 해도 되는지, 하면 안 되는지를 판단할 수밖에 없어. 그런데 내 기준으로는 동물원은 진짜 불필요하게 동물을 이용하고 동물의 자유를 빼았고 있다고 생각된다는 거야.

물론 애완동물도 마찬가지긴 하지. 애완동물도 기르지 말자고 주장한다면 그게 동물들에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볼수도 있을 거야. (당장 기르는 애완동물을 길거리에 버리자는 식으로 말하는게 아니고, 애초에 안 키운다거나 앞으로라도 키우지 말자는 식의 주장을 말하는 거야.) 그런데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고 길렀던 경험으로 보면 애완동물은 내 인생에 엄청나게 큰 행복, 위안을 줬다고 생각하거든… 동물원도 그럴 수 있지만, 보편적으로 짧은 순간을 이용할 뿐이잖아. 그정도 즐거움은 포기할 수 있잖아?

동물원에서 직원이 일반 가정에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주인보다 훨씬 더 애정을 쏟고 잘해줄 수도 있지. 하지만 집에서 애완동물이랑 같이 살아가는 것과 동물원에서 전시용으로 건물을 지어서 먹을 것을 주는 것은 근본적인 취지 자체가 다르잖아.

자연에서 사는 동물들이 더 위험에 빠지기 쉽고 사망률이 높을 수 있다며 동물원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지능이 떨어지고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식이면 사람은? 사람도 자유롭게 일하고 여행을 다니는 것보다는 누군가에게 강제로 갇혀서 음식만 받아먹는게 더 안전하고 나을 수도 있는 거야? (그게 좋으면 그렇게 살지 그래?) 내가 내 주인을 선택할 수 있나? 내 주인이 착한 사람이라는 보장이 어디 있어? 안락함을 위해서 내 자유를 버리면서까지 도박을 한다고?

왜 누군가에게 갇혀서 받아먹는게 더 안전하고 자유로운 것보다 나을 거라는 환상을 가지는 걸까? 다른 누군가에게 내 생명과 인생을 맡긴다는 발상이 얼마나 한심한 생각인지 모르는 걸까? 왜 나의 자유를 억압하는 존재를 천사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걸까? 아무런 조건없이 나에게 먹이를 주고 보호해줄거라고 믿는 이유는 뭘까? 난 노예근성이라고 봐. 동물원이 돈이 안 되면, 특히 요즘같은 코로나 시대에 동물원이 문을 닫으면 그 동물들은 갇혀서 아사하는 될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나? 실제로 굶어 죽거나 학대를 당하는 사건, 사고들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어. 바보도 아니고 왜 그들이 언제까지나 나의 안전을 지켜주고 안락한 삶을 보장해줄거라는 착각을 할까? (설마 야생동물을 돌봐주는 동물 단체와 동물원을 혼동하는 건 아니겠지?)

인간이든 동물이든 자기 삶은 자기가 결정해야해. 그게 당연한 것이지. 어떤 삶을 살든 내가 판단해서 내가 그 판단을 받아들이는게 낫지. 왜 남에게 내 인생을 맡기는 말도 안 되는 판단을 하냐는 거야.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판단은 다를 수도 있어. 나도 자유와 안락함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어쩌면 자유보다 안락함을 선택하게 될지도 모르지.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남에게 나의 삶을 맡기는 것이 더 낫고 옳다고 말하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야.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이 세상에 잘못을 단 하나도 저지르지 않는 완전무결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을 저질러도 된다거나 잘못을 저질러야만 한다고 말하는 건 이상하지 않아?

또한 내가 다른 생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힘이 있고, 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이미 다른 생명을 죽여서 먹고 있다고 해서 그 이외에도 뭐든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마음껏 다 해도 된다고 생각해선 안 되겠지. 결국 사회에서 인간들끼리 어울려서 살기 위해서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예의를 갖춰야 하잖아. 정해진 규칙(법)을 지켜야 하잖아. 그것처럼 지구에서 다른 생명체들과 같이 어울려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간 이외에 다른 생명을 배려하려고 노력해야 하는게 아닐까?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이 인간을 위해서 존재하는게 아니잖아. 다른 생명을 덜 죽이고 덜 괴롭히려는 노력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위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나 자신을 위하는 것이기도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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