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얼굴 공개에 대한 내 생각

나는 범죄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나는 인권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범죄자의 인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인간의 인권을 말하는 것이다. 아주 나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라고 해서 인간이 아닌 것은 아니다. 범죄자라고 해서 인간취급을 하지 않는다면, 그 범죄자와 나는 뭐가 다를까? 나는 범죄자라고 해서 무슨짓이든 해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범죄자 편을 드는 것이 아니고 내가 인간이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을 내리려는 의지, 내 스스로가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인 것이다.

나는 사실 그렇게 인권을 따지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사형도 그렇게 반대하는 편이 아니고(억울한 사람이 사형 당하면 돌이킬 수 없다는 부분이 걸리긴 한다.) 범죄자가 감옥에서 공짜로 밥을 먹는 것도 못마땅하다. 밥을 준 만큼 일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어떤 소용이 있다면 나도 당연히 얼굴 공개를 찬성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없다. (내가 애초에 인권만을 따졌다면 사람을 감옥에 가두는 것도 반대했겠지.) 범죄자의 얼굴을 공개하면 도대체 무슨 사회적 이익이나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걸까? 오히려 범죄자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피해를 입게 될 가능성만 높아진다. 또한 범죄자의 얼굴이 유명해지면 그런 얼굴에 선입견이 생길 것이고 그와 비슷한 얼굴인 사람도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해외에서는 더 많이 보편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냐고? 미국은 특히 그런 것 같다. 그런데 그래서 미국에서는 범죄가 더 줄어들었나? 우리나라에서는 줄어들까? 범죄자가 자신의 범죄가 들키고 잡힐 것을 염두에 두고 범죄를 일으킬까? 다 자기는 안 잡힐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것 아닐까? 내 생각에 불과하지만 얼굴 공개 범위를 넓힌다고 해서 범죄율이 줄어들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또한 개인주의인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범죄자의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갈 것이다. 결국 얼굴 공개에 대한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얼굴 공개를 하면 범죄자도 더 괴로워하겠지. 자기 주변 사람들이 고통받을테니까 그것도 괴로울테고 말이야. 그런데 범죄자가 더 괴로워할테니까 그래도 되는 걸까? 그 이유로 충분한 걸까? 혹시 범죄자 가족이나 친구들이니까, 그의 범죄를 막지 못했으니까 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가? 그것은 구시대적 연대책임을 떠올리게 하지 않나?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한다. “당신이 피해자 입장이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겠냐고” 난 범죄자가 잡히고 제대로 처벌받는 것을 원할 것 같다. 얼굴 공개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물어보고 싶다. “당신이 범죄자 가족이나 친구라면 범죄자 얼굴이 공개되면서 당신이 입는 차별이나 피해를 모두 감수할 자신이 있는가.”


[J 훅] 우리는 왜 유독 범죄자 얼굴 공개에 집착하게 됐을까

위의 영상을 보면 범죄자가 죄를 저지른 만큼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 보상심리로 얼굴 공개를 꺼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결국 진짜 핵심은 법과 판사가 현실을 따라와야 한다는 것이다. 법이 너무 약하고, 판사가 제대로 판결을 내리지 못하니까 다른 곳에서 답을 찾으려고 들고 서로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진짜 잘못한 사람은 판사이고 고쳐야 할 것은 법인데 왜 우리들끼리 서로 쓸때없는 것으로 싸우고 있냐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분노에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왜 범죄자를 가만히 못 뒤서 안달일까? 그냥 나쁜놈이니까? 내 생각에는 범죄자가 죄를 지은 만큼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법이나 판결이 너무 약하고 부족하다고 느껴서가 아닐까? 나도 중요한 것은 얼굴 공개가 아니고 더 강력한 처벌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얼굴 공개라는 주장 때문에 처벌 강화라는 목소리가 모이지 못하고 방해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무기징역 받아야 할 범죄자가 무기징역을 받고 나쁜짓을 한 범죄자들이 징역 60년, 90년 이렇게 충분히 처벌받는다면 세상은 얼굴 공개에 집착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잡히지 않은 범죄자에 대한 수배라거나 성범죄자가 형을 마치고 풀려날 때는 당연히 얼굴 공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잡혀서 무기징역을 받는다거나 했을 때 그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무슨 이득이 있냐는 것이다. 결국 사회는 범죄자에게 공격을 하고 화풀이를 하는게 아니고 제대로 된 처벌과 그런 범죄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얼굴 공개는 아무런 득도 없고 실만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화풀이로, 분노,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감정적으로 법을 바꾸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비이성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얼굴 공개를 너무 많이 하면 범죄에 대해 무감각해질 위험도 있다. 에너지를 필요한 곳에 쓰자는 것이다. 처벌만 강화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나쁜짓을 한 사람은 사회에서 매장되면 끝나는 건가? 결국 죽이는 것도 아니고 그사람들도 이 사회를 같이 살아갈텐데 재활의 기회를 줘야 할 것 아니냐고… 자극적인 기사만 보고 그사람을 절대적 악으로 간주하고 얼굴 공개를 외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말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살인자나 성폭행범은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명확한 결론은 나도 못 내렸다.) 나는 얼굴 공개를 반대한다기보다 비이성적인 분노, 판단을 염려하는 거야. 범죄자의 자녀나 주변 친구, 가족들이 차별받고 상처입는 건 왜 생각을 안 하려고 드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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