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암에 걸렸던 이유 + 행복, 성공

나는 약 10년 전에 암에 걸렸었어. 어떻게 하면 빨리 올라갈 수 있을까만 생각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러다가 나오는 결과는 없는데 스트레스만 쌓여서 암에 걸렸었다고 생각해.

나는 강철의 연금술사에서나 나오던 등가교환의 법칙을 잘못 이해했던 것 같아.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억지로 무엇인가를 버리고 소홀해야만 한다고 말이야. 그래서 나는 노력도 했지만(노력이라기보다 맹목적인 성공 자체만을 추구했지. 그게 방구석에서 고민만 한다고 나오는게 아니잖아. 그림을 그리든, 글을 쓰든 뭔가 구체적인 행동을 했어야 했는데 그런 것의 비중이 너무 작고 오직 편하고 빠른 성공만을 바라고 원했어.) 필요 이상으로 쓸때없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나를 채찍질했던 것 같아. 나는 그래도 내 몸이 버틸 수 있을 줄 알았어. 다 그렇게 사는 건줄 알았어. 그래서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하고 그렇게 살아도 되는 줄 알았어… 그런데 생각보다 내 몸이 너무 약했어.

그래서 나는 지금 가진 것을 지키면서, 잃지 않으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 그러면서 아주 조금씩, 천천히 변화하고 성장해나가는 거야. 그뿐이야. 성공하지 못하면 어때? 난 지금 행복한데? 행복하기 위해서 성공하려고 하는 것이지 성공해야만 행복한 건 아니라는 거야.

뭐 “너는 삶에 수많은 행복이 있는데 미처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라는 뻔한 말은 하고 싶지 않아. 사실 나는 암에 걸려서 치료하면서 그런 것을 많이 느끼긴 했었거든. 인간이 간사한게 진짜 자기가 몸으로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느끼거든. (내가 이사오기 전에 양변기가 막히는 고생을 해서 지금 물이 잘 내려가는 것의 고마움을 매번 느끼듯이.) 그런데 그건 결국 진짜 자기가 겪어보기 전에는 그냥 강요일 뿐이야. “너도 행복한 줄 알아라. 너는 행복한거다.” 그걸 아무리 말한다고 이해할 수 있을까? 그걸 이해할 사람이면 이미 예전에 느꼈겠지. (그리고 사실 아무리 몸이 건강하고 큰 사고 없어도 그사람만의 힘든 고민이 있는데 그걸 인정해주지 않으면서 행복하라고 강요한다고 그게 되냐고…) 그렇지만 어쨌든 그냥 평범하고 보통의, 아프지 않고 큰일 없는 그런 삶은 확실히 행복한 삶인 것 같아. 나는 태양이 터지지 않고 매일 아침마다 뜨는 것도 고맙게 느껴질 때가 있어… 그러니까 내가 가지지 않은 것만을 바라보면서 사는 건… 행복하지 못한 삶인 것 같아. 내가 가지고 있던, 지켜야 할 것이 얼마나 많았는데 그걸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는 건 분명히 안타까운 것이지. 다시 되찾는다면 정말 다행이지만 되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리고 나는 성공하기 위한 과정도 행복하고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 전에도 많이 썼지만, 이 세상에서 잘 나가는 것을 공략해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살고 싶으니까, 그게 재미있으니까 그렇게 사는 거야. 자기들이 스스로 선택한 거잖아. 세상에 맞추고 희생하는 것만이 정답이고 현실적이고 진리는 아니라는 거야. 나같은 사람은 나 자신의 소질이나 재미를 충족해야만 만족할 수 있고 세상에도 더 가치있어질 수 있어. 그래서 나는 나에게 맞는 성공의 길을 선택한 것일 뿐이야. 그것도 하나의 분명히 성공의 길이야. 그렇게 자기 소질 살려서 성공한 사람도 많아. 결국 희생하고 세상에 맞추며 살아가느냐, 내 소질과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가느냐는 현실과 이상이 아니라. 취향차이일 뿐이라는 거야. 결국 이것저것 해보고 나한테 맞는 길을 찾아가면 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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