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홍탁집까지는 봤고 그 이후는 아직은 안 본 상태인데
최근 제작진이 조작을 했다는 식으로 기사나 여론이 생성되는 듯 하다.
내가 정확히 아는 건 없지만, 따지고 들면 조작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송 자체가 원래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덜 화가 나지 않을까?
방송에서 정말 리얼을 원하는 건 욕심이 아닌가 싶다. 정말 100% 리얼은 재미가 없다.
어쨌든 조작이라고 생각할만한게 있고 그것에 분노한다면 나는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그거다.
속터지고 정말 기본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의 가게를 보여주는 것은 자극적인 방송을 위해 의도적으로 참여시킨 것이다?
사실 그게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다. 정말 기본이 된 가게들만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할까?
일부러 가게를 개업한지 얼마 안 되는 곳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이 욕하게 하는게 문제니까?
그런데 난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개업한지 얼마 안 되는 곳은 그렇게 난장판을 쳐도 되나?
그런 기본적인 위생조차도 지켜지지 않는 가게가 실제 있고 거기서 손님들이 음식을 시켜먹고, 결국 손님들이 배탈이 나고 맛이 없어서 그 가게가 망한다고 했을 때.
결국 그곳에서 시커먹은 손님들도 피해자가 되고 망한 초보 음식점도 피해자가 된다.
아무리 개업한지 얼마 안 됐다고 해도 문제가 있는 가게를 보여주는게 뭐가 문제가 될까?
사람들이 착각하는게 있는데 처음에는 다 어설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단 가게를 열었으면 그런 핑계를 대면 안 된다.
가게를 차려서 손님을 받는다는 것 그 자체로 이미 프로인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개업하기 전에 기본적인 것은 미리 배우는게 당연한 것이다.
나는 그게 공익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문제있는 가게를 보여주고 고쳐준다면 그 가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 방송을 본 음식점 사장님중에 일부도 미처 몰랐던 부분을 고치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본중의 기본을 지키는게 가장 핵심 아닐까?
그러니까 난 정말 쌩초보의 가게를 보여주는게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방송이 자극을 추구했다기보다는 (절대 추구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기본이 안 되는 가게가 영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닐까?
영업을 하고 있는 가게라면 개업 시기와 상관없이 문제가 되는 부분을 방송에서 보여주고 지적하고 도와주는게 맞지 않을까?
그게 왜 골목식당의 본래 취지와 달라지는 건데?
또한 내 기준으로 봤을 때 그정도 자극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본다.
난 그게 과한 연출이나 조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답인 가게가 있으면 지적하고 고쳐주는게 왜 나쁜가?
아 이런 건가?
정말 기본도 안 된 음식점은 보여주지 말고 열심히 하고 큰 문제가 없는데도 망할 것 같은 가게를 존나 맛있게 만들어줘서, 성공하게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론 처음의 취지를 그런식으로 이해하고 골목식당을 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방향성이 그 취지를 벗어났고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 이 세상에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 있나?
다들 각자 열심히 하고 있다. (당신은 나태하게 살고 있나?)
또한 열심히 하지 않는 가게를 열심히 하게 만들면 그것대로 기본 취지 이상의 대단한 일 아닐까?
짧게 정리하면 애초의 취지대로 착한 방송을 해줬으면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지금의 방향성이 나쁘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착한 방송”이라는 것을 강요하는 것은 그게 옳기 때문이 아니고 당신들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하고, 내 생각만이 옳은 정답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방송에 내보내주는 것을 대단한 특혜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결국 방송에 나와도 망할 집은 망한다.
또한 방송사에서는 결국 한 지역을 선정해서 그곳에서 또 일부 가게를 선정할 수밖에 없다.
모든 가게를 다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왜 하필 그런 가게냐고? 더 좋은 가게가 많은데?
그건 당신들 기준이지.
그런식으로 지적하려고 들면 좋은 가게를 보여줘도 “옆에 더 좋은 가게가 있는데”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왜 당신들이 바라고 당신들의 기준에 부합하는 그 “열심히는 하는데 방법을 몰라 성공하지 못하는 착한 음식점”만 보여줘야 되냐고···. 그런게 실제로 있긴 한가?)
물론 그만큼 골목식당이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 됐다는 생각도 들고
또 어떻게 보면 최근 계속 나오고 있는 노답가게들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많아진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보기엔 피로감이라기보다는 딴지걸기?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