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좋아하는 노래의 어떤 가사가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하잖아.
[단독 풀버전] 이수현(Lee Suhyun)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 💧눈물파티💧 추억이 될 비긴코 마지막 페이지
난 그런 것을 보면서 나도 그런 멋진 부분을 찾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곤 해. 그런데 그런게 아니라니까? 그냥 진짜로 내가 어떤 노래가 너무 좋고 그걸 들으면서 눈물이 났으면 그게 남들에게 추천할 부분인 거야. 굳이 없는데 찾아내려고 하거나, 기존에 있는데도 그게 멋져보이지 않는다고 새로 대단한 것을 찾아내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 또는 굳이 그런 그럴듯하고 멋져보이는 것을 찾아다니려고 할 필요도 없고 해선 안 된다는 거야. 내가 끌리고 호기심이 가는 것을 보면 되고 거기서 느끼는 느낌에 솔직하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거야.
영화 리뷰하는 사람들 보면 막 숨겨진 의미나 상징적인 것들을 해석하잖아.
그걸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나도 그런식으로 해보려고 하면 안 된다는 거야. 그건 너무 막연해. 나는 그사람들과 같은 관점이 없기 때문에 그사람들처럼 할 수 없어. 나는 내가 이해한대로, 내식대로 말하는게 가장 고유하고 멋진 해석이 되는 거야. 내가 솔직하게 내가 생각한 부분을 말했는데 사람들이 별로라고 하면 그건 그냥 내가 타고나지 못한 거야. 억지로 사람들에게 대단한 식견이 있는 사람인 것처럼 보이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멋지다고 생각한 내용도 마찬가지일 거야. 그사람은 그냥 정말 솔직하게 자기가 느낀대로 말했을 뿐인데, 그걸 보는 사람들이 뭔가 대단하고 고급스럽다고 느낀 것일 뿐이야. 다시 말해서 내가 솔직하게 내 느낌을 말해야만 사람들이 “와 대단해 어떻게 저런식으로 천재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거야. 처음부터 그럴듯하게 하려고 겉멋부리고 허세부리면 오히려 더 별로야.
몬드리안은 왜 대각선을 긋지 않았을까?
이 영상을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거든 “나도 이런 영감을 받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 이게 참 막연한 생각인 것 같아.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잖아. “이사람처럼 하면, 영감을 떠올리기 좋은 장소에 가면 대단하고 좋은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까?” 너무 뜬금없어.
뭐든 시도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하지만 방향성이 너무 없고 막연하다는 거야.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생각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거야.
어쩌면 누군가는 영감을 얻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어떤 행동을 해서 정말 영감을 얻을지도 몰라. 그런데 나한테는 그게 너무 막연하게 다가와.
나는 잘 휘둘리는 성격이라고 할까? 한가지밖에 생각을 못한다고 할까? 그래서 영감을 얻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의도적으로 행동하면 내가 무엇을 위해 영감을 얻으려고 했는지가 옅어져. 처음의 핵심, 본질을 잊어버리게 돼. 그러니까 의식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거야.
물론 너무 새로운 것을 접하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겠지. 의식적으로 새로운 것을 찾아서 볼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추천하는 것을 볼수도 있고, 그래서 나도 정말 감동을 받을 수도 있을 거야. 그런데 그게 정말 호기심이어야지. 그럴듯하고 멋져보이기 위한 허세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런 건 막연하고 본질이 아니야. 결국은 티가 나게 되어 있어.
다른 사람의 기준은 막연해.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아. 객관적으로 성공한 소재들만 모아서 스토리를 만든다? 그걸 내가 잘할 수 있느냐가 문제겠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라는 말을 봉준호 감독이 했잖아. 그거랑 비슷한 거야. 내가 좋으면 그게 최고인 것이고 내가 재미있으면 그게 가장 재미있는 거야. 내가 남의 기준을 어떻게 알아. 그냥 내 기준 안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지.
내가 만족 못하는데 남들이 만족할 수는 없어. 설령 만족한다고 해도 내가 만족 못하는데 그게 무슨 의미야? 그 다음에는 뭘 만들 건데? 내 기준으로 성공하지도 못했는데 기준을 어떻게 잡을거냐고…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은게 아니라. 내가 정말 좋게 느끼고 유용하게 느꼈던 것, 유용하게 느낄 것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야.
그래서 나는 상업적인 웹툰은 못 만들 것 같아. 능력도 안 되고 머리도 안 돌아가. 뭐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고 잘 만들고 싶은 욕심은 있었던 적도 있어. 그런데 못하겠더라고… 머리가 안 돌아간다니까?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그냥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얘기만, 그걸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서 표현하기로 했어.
특히 웹툰을 예로 들면 처음 웹툰을 만들려고 할 때 “웹툰은 이렇다”라는 식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웹툰은 컬러이고 스토리가 길게 이어지고 흥미롭고 캐릭터들이 개성있고 예쁘고… 그 일반적인 틀이 존재해서 더 잘 만들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것에 얽메여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 만드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거야.
핵심은 그거야.
내가 창작을 한다는 건 결국 내가 좋아서도 있지만, 사람들을 위해서, 사람들에게 동의받기 위해서, 좋은 반응? 내가 원하는 반응을 얻기 위해서? 내 생각을 설득하고 동의받기 위해서?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
그런데 그게 내 얘기여야 한다는 거야. 내가 가지고 있고 알고 있는 것을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은 것이어야 한다는 거야. 내가 가지지 않은 것,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억지로 만들 수는 없다는 거야. 사실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 극소수의 천재들 말이야.
그러니까 내가 내 생각을 사람들에게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은 할 수 있지. 하지만 아예 본질적인 틀 자체를 뜯어고치려고 하고 오직 대중성만을 생각하면… (천재가 아니라면) 결국 본질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거야. 또한 내가 돈, 인기, 재미만을 추구한다면 그것도 성공인 것이겠지만, 내가 어떤 의미나 메세지를 추구하다가 대중성에 휘둘려서 메세지를 잃어버린다면 그건 나에게 아무 의미없는 것이 되어버릴 수도 있어.
예를 들면 스토리에 재미요소를 추가한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거야. 예를 들면 축구 만화가 있는데 재미요소를 추가한다면서 예쁜 여자들이 나온다거나… 그것도 잘 녹일 수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 사실 그게 본질적인 건 아니잖아? 나는 그런식으로 하면 본질적인 재미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더라고… 그래서 그 스토리를 더 살릴 수 있는 것을 고민하는게 맞다고 생각해.
내가 음식을 만든다고 치면 내가 좋아하고 맛있어하는 음식이어야 해. 그래서 내가 맛있는 음식을 추구해야 한다는 거야. 내가 맛도 잘 모르면서 만들면 처음에는 운 좋게 성공할 수도 있지만 결국 그 다음에는 뭘 기준으로 새로운 음식을 개발할 건데? 결국은 나를 기준으로 잡고 만들어야 해.
정리하면 내가 무엇인가를 만든다면 그건 사람들을 위해서 만드는 거야. 하지만 “내가” 만든다는 것을 절대 잊으면 안 돼. “내가”가 더 중요해. “내가” 사람들을 위하는 방법을 고민해서 그런 것을 만드는 것이라는 거야.
내가 변화하고 성장한다는 것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고 납득이 가능한 부분에서 변화가 가능한 것이지. 내가 이해도 안 가면서 남들이 다 그렇다니까 따라가서는 절대 안 된다는 거야. 그정도로는 절대 경쟁력이 생길 수가 없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