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에는 당연히 예의있는 사람에게 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어.
소심하다고 할수도 있고 상대방이 예의를 갖춰주길 바라는 사람한테 맞추는게 당연한 거라고 말이야.
입에 욕을 달고 다니거나 말을 함부로 하는게 옳은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아무리 그사람이 과격하고 바르지 못한 말을 한다고 해도 그사람의 기존의 살아오던 생활방식을 완전히 부정하고 오직 맞춰주기만을 바라는게 맞는 걸까?
그건 강요라는 생각이 들었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주는게 맞지 않을까?
이사람은 마음이 여리고 조심스럽고 예의바르니까 나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해야겠지.
반대 상황의 사람도 이사람은 원래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하는 사람이니까 악의만 없다면 과격하거나 욕을 해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게 아닐까?
그러니까 나는 내가 예의를 차리니까, 남의 사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당연히 남도 나한테 그렇게 해주길 바라고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그냥 안 보거든.
아 저 인간은 노답이다. 라면서 말이야.
그런데 요즘의 여러가지 갈등을 보면서 나의 그런 생각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어.
진짜 상대방이 악의적으로 싸우자는게 아닌 이상 상대방의 인생 자체를 부정하고 비하할 자격이 나한테 있나?
내가 뭐가 그렇게 대단하고 옳아서?
그러니까 내가 너무 옹졸했던 것 같아.
입에 욕을 달고 다니는 사람이든 욕을 안 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의 사람이든 그건 중요한게 아니야.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의의 문제인거야.
이걸 착각하면 안 돼.
단지 욕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고 상대방을 자신에게 맞추길 강요하는 것은 어떤 경우든 옳지 않다는 거야.
내 친구들끼리는 악의 없이 다 욕을 섞어 쓰는데 왜 너만 유난이야? 라는 것은 분명히 문제지.
하지만 욕을 안 쓰는 사람들이 욕을 평소에 섞어쓰던 사람한테 무조건 니가 잘못하는 거니까 고치라고 말하는게 옳은 걸까?
만약 그사람이 그걸 못고치면?
그러면 그사람은 그냥 노답이고 도태되어야만 하나?
결국은 상대방한테 맞추려는 노력이나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이나 진심 같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서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끼리도 친해줄 수도 있는 거잖아.
서로를 존중하면서 말이야.
어쩌면 나도 일종의 인종차별같은 차별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악의 없는 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걸 인정하거나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어.
그냥 배척하려고 했어.
–
그런데 또 그런 건 있을 거야.
그사람이 원래 그런 것을 알면서도 견디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잖아.
그런 건 또 그걸 인정해야 할거야.
억지로 모두와 친해지고 모두를 이해하려고 할 필요는 없는 거야.
너무 확고하게 상대방을 배척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이지 분명히 나와 잘 맞는 사람과 불편하고 잘 안 맞는 사람이라는 건 존재하니까 말이야.
나는 맞고 너는 틀려.
그러니까 네가 나한테 맞춰야만 해.
이런식의 생각을 가지고 살면 안 된다는 거야.
그게 좀 더 예의있는 행동을 추구하는 것이더라도 말이야.
예를 들면 예능을 예능을 못 보는 프로불편러들.
그들은 스스로 당연히 더 예의를 차리고 말을 함부로 하거나 해서 누군가가 상처를 받지 않게 하는게 더 옳은 거 아니냐고 할거야.
하지만 그런식으로 더 나은게 옳은 거 아니냐면서 강요하고 공격하다보면 이 세상은 누가 더 착한가를 가지고 대결하는 것 밖에 못 할 거야.
그건 정말 재미없고 잘못된 사회라고 생각해.
물론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보고 고칠 부분이 있으면 고치려고 노력해야겠지.
그냥 씹선비, 프로불편러라면서, 방송이랑 현실을 구분 못하냐면서 상대방의 주장을 부정하려고만 들면 그것도 똑같은 거야.
어떻게 보면 그런 것이지.
내 생각을 말할 수는 있지만 너무 나만 옳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에게 내 생각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선을 넘으면 안 된다는 거야.
인간끼리의 서로의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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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정리하면 설령 내가 더 옳고 더 낫더라도 그것을 남에게 강요해도 되는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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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약자니까, 난 잘못한 것 없으니까 무조건 니가, 세상이 나한테 맞춰야만 해! 는 잘못된 생각이야.
성격이든 상황이든 성별이든 다른 사람끼리 서로 맞추는게 중요한 것이지 자신에게 맞추기만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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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조금 잘못했고 나는 잘못을 하지 않았더라도 나만 옳고 나에게 맞추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강압적이고 오만한 태도는 그 자체로 잘못된 거라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