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영상을 보면서 나는 영생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인간은 생각보다 쉽게 잊어버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극이 계속되면 무뎌진다고 하는데 우리 인간은 그 자극을 조절하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같은 자극에 무뎌지지 않기 위해 시간의 공백을 두기도 하고 다른 종류의 자극을 느끼기도 한다. 매일 치킨만 먹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경험해보고 정말 더이상 할 것이 없어서 지루해서 죽고 싶어지는 경우는 정말 소수이지 않을까? 영생… 말 그대로 무한대로 이 지구가 유지되고 인간이 무한대로 산다고 해도 인간은 생각보다 잘 까먹는다. 10년 전에 내가 뭘 했는지도 막연하게 떠올릴 뿐 그 느낌, 그 자극을 정확하게 떠올리고 그것을 질린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 같다. (단지 그것과 비슷하면서도 더 좋은, 나은 자극이 있다면 굳이 과거의 그 행위를 할 필요성을 못 느낄 뿐이겠지.)
아마 나는 이럴 것 같다. 지금처럼 방구석에서 그냥 먹고 인터넷하고 그렇게 수백년을 살다가 정말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으면 그때서야 뭔가 새로운 체험이나 도전을 해볼 것 같다. 그것을 몇 개월이든 몇 년이든 하다가 재미가 없다거나 힘들다거나 하면 다시 집에 와서 방구석에서 또 몇백년은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럴 것 같다.
나는 사람들의 삶이 생각보다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안 먹어도 살 수 있다면 정말 지금의 삶과 너무나도 달라지겠지만, 먹어야 하고 생존하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면 난 영생을 살아도 지금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평범한 사람들은 계속 평범하게 살 것 같다.
나는 현재 인간의 삶도 매우 단순하고 반복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인간은 자극을 조절하며 즐겁게 소비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마약의 문제는 더 큰 자극을 원하는게 문제라기보다는 몸이 망가지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영생을 살면서 마약을 해도 몸이 망가지지 않는다면 마약도 안 질릴 정도로만 하면서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문제는 기억력이 너무 좋은 사람이겠지. 너무 디테일하고 자세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그것을 1년 후에도, 100년 후에도 똑같이 기억한다면 그런 사람은 한 번 경험한 것을 또 경험하고 싶지는 않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