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주의를 과하게 비판하는 것도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비긴어게인)

사대주의 비판에 대한 과도한 시선의 문제

김어준이 비긴어게인 프로그램을 문화 사대주의의 산물로 지적하며 불편함을 표한 것은, 오히려 그 자신이 사대주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시각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1. 해외 반응을 궁금해하는 것이 사대주의일까?

서양의 반응을 살피는 행위 자체가 문화 사대주의라고 단정할 수 없다. 비긴어게인의 공연 장소가 서양이라는 이유만으로 문화적 열등감의 산물로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 한국의 음악은 본래 서양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고, K-팝이라는 명칭도 그 맥락에 있다.
  • 단순히 한국의 가수들이 서양의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이 사대주의라면, 김어준 본인이 서양으로 여행을 다녔던 이유는 무엇인가? 이를 반박하자면, 가수들이 특정 국가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편안하고 아름다운 배경에서 노래하기 위함일 수도 있다.

2. 좋아한다는 심리와 사대주의

서양의 분위기나 풍경을 선호하는 심리 자체가 사대주의라면, 서양을 여행하는 모든 사람도 사대주의에 빠졌다고 봐야 하는가?

  • 외모에 끌려 첫눈에 반한다고 해서 그것이 외모지상주의라고 단정할 수 없듯이, 서양을 선호하는 것을 모두 사대주의로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치다.
  • 단순히 다른 문화와 장소를 좋아하는 심리를 폄하하지 말아야 한다.

3. 감동하는 표정과 사대주의

비긴어게인이 서양 관객들의 반응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공연 중 관객의 표정을 자주 비추며 감동적인 순간을 공유한다.

  • 서양 관객의 반응을 굳이 사대주의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더 편협한 해석이다.

4. 버스킹 장소로서의 서양

왜 서양에서 공연하느냐는 질문은 실효성이 없다.

  • 우리나라의 톱 가수가 한국에서 길거리 공연을 한다면 사람들에게 바로 알아볼 확률이 높아 버스킹의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
  • 서양의 풍경, 여유로운 분위기, 덜 알려진 환경은 방송의 목적과 잘 맞아떨어진다.

5. 김어준의 비판과 자기모순

김어준은 비긴어게인을 통해 한국 가수들이 서양에서 인정받으려 한다고 비판했지만, 정작 그도 자신의 방송에서 서양 전문가들의 평가와 의견을 자주 언급한다.

  • 비긴어게인의 사례와 김어준이 진행하는 뉴스공장의 사례는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 그의 비판이야말로 서양에 대한 지나친 의식과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6. 쿨한 시선의 필요성

비긴어게인을 보고 단순히 서양 관객의 반응이 흥미로웠을 뿐이라는 가벼운 마음도 충분히 가능하다.

  • 모든 프로그램을 사대주의나 열등감의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오히려 그 태도 자체가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 과도하게 사대주의를 비판하는 것 또한 사대주의의 또 다른 그림자일 수 있다.

7. 결론

사대주의적인 요소가 완전히 없을 수는 없지만, 그것을 비판하기 위해 모든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며 문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비긴어게인은 단순히 가수들이 다른 환경에서 소박하고 진솔하게 공연하는 모습을 담고자 한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다.
  • 문화적 자부심은 억지로 강요하거나 강조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발전해나갈 때 더욱 건강한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비판은 유의미하지만, 그 비판이 스스로의 시각에 갇힌 편협한 것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쿨하게, 때로는 가볍게 즐기는 시선이 진정한 자유와 자부심의 시작일 것이다.

 

BTS 성공을 대하는 김어준의 위선

김어준은 BTS와 손흥민의 성공에 대해 기뻐하며 여러 차례 이를 강조했다. 그런데 비긴어게인에서 가수들이 서양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사대주의라고 비판하는 것은 위선으로 느껴진다.

BTS의 빌보드 성적이나 손흥민의 활약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한국 음악과 스포츠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에서 자부심을 가지게 해주는 일이다. 하지만 이를 서양 중심적 성공으로만 해석하면 김어준이 말하는 사대주의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이는 비긴어게인이 서양 관객의 반응을 보여주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결국, BTS의 성공은 칭찬하면서 비긴어게인은 비난하는 것은 김어준 스스로도 사대주의와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드러낸다. JTBC라는 방송국에 대한 선입견이나 비하심리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양의 인기 가수가 한국에서 버스킹을 한다면

김어준은 “서양의 최고 인기 가수가 우리나라에서 버스킹을 하겠냐”는 질문으로 비긴어게인의 의도를 문제 삼았다. 하지만 이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서양의 유명 가수가 우리나라에서 버스킹을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보고, 팬들이 몰려드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버스킹의 본질, 즉 소박하고 자유로운 거리 공연과 맞지 않다. 비긴어게인은 익명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진정성 있는 음악을 전달하려는 프로그램이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가수가 서양에서 공연을 할 때도 많은 이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환경에서 순수하게 음악 자체로 반응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이는 공연의 핵심 취지에 부합하며, 굳이 이를 사대주의로 연결 지을 이유는 없다.

가볍게 즐기면 될 것을 왜 문제 삼는가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게 우리 문화를 소개하거나 반응을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호기심에서 비롯된 행동일 수 있다. 그것이 우리나라보다 선진국으로 여겨지는 서양에서 이루어졌다고 해서 사대주의로 단정 짓는 것은 과도하다.

결국, 김어준의 비판은 본인이 말하는 사대주의라는 틀에 갇힌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때로는 가볍게 즐기고 넘길 수 있는 것을 굳이 문제 삼는 것은 스스로 사대주의를 극복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모른다.

사대주의를 비판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의 시각이 얼마나 열려 있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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