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플로리스(1999년작) 후기, 짧게 스토리 분석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은 주인공 친구의 도둑질로 연결된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를 이어주는 아주 작은 요소일 뿐, 내가 보기엔 개별적인 여러개의 스토리들을 모은 것이다.

게이와 장애에 대한 이야기가 주 메세지이고 주인공 두명이 서로를 알아가고 우정을 쌓아가는 그런 스토리이다.

그러니까 크게 보면 두가지 사건이 있지. 친구가 훔친 돈을 찾으러 다니는 조폭들에게 의심을 받는 게이 주인공, 그리고 그날 뇌졸증에 걸려 몸이 불편해져서 재활을 시작하게 된 게이를 혐오하는 퇴역 군인인 또다른 주인공.

그 두명의 주인공은 절대 접점이 있을 수가 없었는데 그날의 사건들을 계기로 접점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사실 꼭 그 사건이 필요했을까? 아마도 스토리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 조폭들과 돈이라는 소재를 약간 어거지로 우겨넣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긴 그게 없었으면 너무나도 맹탕이라고 느꼈을 수도 있겠네…)

아무튼 게이를 혐오하던 주인공이 게이에 대한 편견을 고쳐나가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고 동시에 주인공이 뇌졸증에 걸리게 되면서 병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리기도 했다. 뇌졸증에 걸려서 움직임이 불편해지고 치료비 때문에 돈도 부족해지면서 기존에 자신이 굳게 믿고 있던 정의와 상식과 좋게 또는 나쁘게 정의했던 사람 같은 모든 기준이 깨져버리게 된다. (그러니까 뭐랄까… 따뜻한 인간 드라마? 뭐 그런 느낌이다.)

이 영화를 본지 좀 오래돼서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결론이 깔끔하지 않은 건 아니면서도 확실한 결말도 아니고 애매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애초에 친구가 도둑질한 돈의 행방이 핵심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뭔가 한가지를 비중있게, 강렬하게 표현한게 아니고, 감정부터 해서 모든 과정을 수수하고 깔끔하게 표현했다는 느낌이다. 주인공에게 역경이 생기지만 그 모든 것을 이겨내는 스토리이긴 한데 그게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그려지지는 않은 느낌이다.

나는 그래서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좀 더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랄까?

감정의 과잉 같은게 없는게 좋았고 표현하고 싶은 메세지도 대단하진 않지만 허접하다거나 뻔하다거나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도 않았다.

아무튼 나는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 막 너무 교훈적으로 다가가는 것도 아니고, 너무 진지한 것도 아닌데, 메세지는 나름 의미가 있었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도 소소하고 유쾌해서 크게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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