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라는 애니를 보니까 재미있더라.
애니는 당연한 말인 것도 같지만, 움직임이 재미있다. 애벌레가 햇볕에 빠삭 마르는 모습이 웃기더라. 만화에선 그걸 살리기 힘들겠지. 반대로 만화는 속도를 독자가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그리고 애니보다 빨리,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혼자서도 할 수 있어.
나는 전에는 이런 각 분야의 강점을 살려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꼭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그냥 각자 사정에 맞게 만들고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것에 집중해서 만들면 되는 거야.
그런데 또 그런 건 있어. 그 분야에 대해서 정의하려고 들고 꼭 이래야 한다고 강박이나 집착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일단 어떤 한가지를 하기로 했다면 그것의 매력을 충분히 끌어올려야만 그것을 만드는 이유가 있는 부분도 있을 거야.
그러니까 분야에 대한 강점을 살리려고 하는 것은 막연하고 원래 취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내가 만들려는 것의 매력을 끌어올린다거나 독자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줘야 한다는 건 원래 취지 그 자체라는 거야. (결국은 보여주려고 만드는 거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