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 바키를 보니 확실히 창의력 싸움이다. 억지를 부리고 과장을 한다. 그것을 재미있고 흥미롭고 그나마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다.
난 드래곤볼 같은 부류가 싫다. 현실성 있는 대결이나 싸움이 오히려 훨씬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요소가 차고 흐르고 넘치기 때문이다.
드래곤볼 같은 건 그냥 답정너 같다. 그리고 단순하다. 파워가 수치로 정해진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재미로 보는 것 같다. 작가의 창의성이나 과장의 맛을 즐기는 것이다. 마블 영화나 등등 다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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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싸움의 의외성이나 운이 요소로 작동되지 않는다? 한 사람이 만들어낸 대단함의 묘사와 실제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대단함의 묘사는 질적으로 다르다.
디테일의 차이가 크다. 난 허술함이나 얕음이 싫은 건가?
그리고 싸움의 능력, 파워를 수치로 보여주면 그건 진짜 끝이다. 그 수치를 넘기는 것을 재미있게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일정한 패턴이 있다. 누군가 이길 것 같다가도 이것 뿐이냐 하면서 역전한다. 그게 드라마틱하니까 그렇게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패턴이 보이기 시작하면 질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싸우는 만화지만 스토리, 상황, 전개나 철학적인 부분이나 심리와 같은 부분에 더 힘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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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마 바키를 보니까 또 재미있다. 과장과 허세와 만화스러움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니까 또 오히려 재미있다. 영화를 그럴듯하게 만들려고 하거나 재미 안에 메세지를 넣으려고 하기보다는 대놓고 즐기는 것에 올인하면 또 그것만의 재미가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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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누구한테는 이기고 누구한테는 지는 상성같은게 존재할 때가 있다. 그런데 만화에서는 잘 안 표현한다. 워낙 미묘하고 어려운 부분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전체적인 균형과 재미를 이끌어갈 자신이 없어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