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하는 게이

이곳은 동성애가 정상이고 이성애가 비정상인 게이의 세상

어느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나는 이 게이의 세계로 와 있었다.

나는 게이를 혐오하는 정도까진 아니지만 게이는 비정상이라고, 사라지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나에게 이곳은 정말 미친 세상이었다.

어쨌든 나도 당장 죽을 것이 아니라면 이곳에 적응해야만 했다.

그래. 나는 지금 이곳의 규칙을 따르고 있다.

이곳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게이의 심정을 약간이나마 이해하게 된 부분도 있다.

어떻게 같은 남자끼리 키스를 하고 성행위를 할 수 있지? 처음에는 정말 역겹고 구역질이 났다.

그런 경험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동성과 키스하려고 했을 때 느낀 이 역겨움을 원래 내가 살던 세계에서의 동성애자들은 이성에게 느꼈던게 아닐까?

하지만 사회가 추구하는 정상, 상식은 지켜져야 한다.

취향이 다른 것쯤은 참고 견뎌야 한다.

누구나 노력하면 변할 수 있다.

지금의 나처럼 말이다.

단지 그 사회가 정하는 정상의 정의가 다를 뿐인 것이다.

그래도 이 세계가 한가지 마음에 드는 부분은 있다.

동성애 이외에는 그 어떤 취향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여기서도 간혹 이성애자들이 검거되곤 하는데 매우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

이기적인 것들···.

나는 이성애를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줄 알아?

이 사회에서는 그것이 옳지 않은 것이니까 참는 거잖아.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만 하고 살려고 하면 안 되는 거야.

그래. 내가 살던 세계에서도 이렇게 강력하게 했어야만 했다.

법과 원칙이 너무 모호하니까 시끄럽고 혼란스러웠던 거야.


이 게이의 세계에서 이성애가 인정받지 못하듯이,

원래 내가 살던 세계에서도 게이를 인정해주면 안 되는 거였다.

그들은 비정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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