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철이 들진 않은 것 같지만 중요한 건 알게 된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나와 가족의 건강인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게임이든 공부든 그 무엇이든 내가 지금 집중하는 그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것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가족에게 짜증을 부리고 함부로 대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러다가 갑자기 가족의 건강이 심각하게 나빠진다거나 내가 암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내가 몰입하던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실제로도 그것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프로게이머나 명문대 장학생이라도 달라지는 건 없다. 중요한 건 그런 것들 때문에 내 스스로나 가족에게 짜증을 내고 스트레스를 받게 해서 나로 인해 그 건강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면 엄청난 후회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항기나 사춘기도 마찬가지다. 당시에는 그것밖에 안 보이지만 내가 한 잘못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생기면 그런 사춘기나 반항기도 바로 사라지게 된다. 결국 철이 없었던 것이고 정말 중요한 것이 뭔지를 몰랐던 것이다.
돈도 마찬가지다. 내가 돈을 열심히 벌고 잘 번다고 내 몸을 혹사시키거나 가족에게 함부로 해서 누군가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돈이 많아도 소용이 없다.
돈이 소용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애초에 내가 나 자신의 건강을 해치거나 가족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면 그 돈은 무슨 소용일까?
핵심은 이것이다. 나와 내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언제까지나 살아있고 건강하다고 장담할 수 없고 가족들도 언제까지나 내곁에 있을 수 없다. 나도 내 가족도 기계가 아니다. 어느순간 병들고 지치고 아프고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알고 이해해야 한다.
열심히 게임하고 공부하고 돈 벌고 그런 것들을 하지 말라는게 아니다. 무엇이든 몰입해서 열심히 하고 재미를 느낀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착각에 빠져 있다가 내 건강이나 가족의 건강을 해치게 만드는 잘못을 저질러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잘못을 저지르면 안 된다는 것만 진심으로 알고 있으면 된다.
내가 어떤 한가지에 인생을 걸었고 능력이 좋고 돈을 잘 버는 것과 나와 가족에게 짜증을 부리는 것은 개별적인 것이다. 짜증만 부리지 말고 불필요한 상처만 주지 말라는 것이다.
만약 그걸 아는데도 몸이나 정신이 너무 힘들어서 짜증을 부릴 수밖에 없고 건강을 해칠 수밖에 없다면 나는 그 것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다시 말해서 내가 어떤 행동에 과몰입해서 열심히 하다가도 그 흥분이나 몰입을 통해 나 자신의 건강을 해치거나 가족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 같다면 바로 마음을 다시 잡고 감정 표현을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그 짜증을 부렸을 때 나중에 후회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실제로 그런 일들을 겪고 나서야 깨닫게 된 것 같다. 가족의 건강을 해치고, 내 건강을 해치고 나서야 말이다.
대단한 것을 얘기하는게 아니다. 미래를 위해 열심히 돈을 벌라는 얘기도 아니다. 그건 하고 싶어도 못할 때도 있으니까. 하지만 내 건강을 아끼고 가족을 아끼고 짜증을 참는 것은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다. 그것을 하지 못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분명히 후회할 것이다.
한마디로 짜증도 되도록 내지 말고 소중한 주변 사람들에게 되도록 피해주지 말고 내 건강과 소중한 사람들을 아끼라는 말이다.
노력해도 잘 안 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화내거나 짜증낼 때는 아주 잠시 몇 초 뿐이다.
아마도 내 건강이나 가족을 잃을 수 있음을 겁을 낼 줄 안다는게 중요한 것 같다. 그러면 내 감정에 빠져있다가도 감정을 추스리게 된다. 당장의 그 감정은 큰 일이 벌어졌을 때를 생각하면 진짜 하찮은 것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신처럼 완벽한 인간이 되라는 것도 아니고 가족에게 헌신적인 그런 대단한 삶을 살라는 것도 아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정말 사소한 일인데 그것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을 해치는 잘못을 저지르지만 말라는 것이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말 쉬운 일이다. 그런데 그것을 깨닫는 것이 나에겐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가족이 나에게 잘해주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