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중성화에 대한 정당화

고양이나 개를 중성화하는 것에 대해서 아주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지. 내 생각, 현재의 결론에 말해보려고 해.

그 동물을 위해서 해주는 거라는 말에 나는 어느정도는 맞고 어느정도는 틀리다고 생각해.

우선 건강을 위해서도 해주는게 맞다라는 주장이 있지. 사실 핑계라거나 키우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꾸며낸 말이라는 생각도 들어. 내가 잘 몰라서 그럴수도 있지만, 발정기가 오면 힘드니까 중성화를 하는 것이지 정말 중성화를 하는게 건강에 낫다라는 건 난 못 믿겠어.

하지만 짝을 구해줄것도 아니고 평생 혼자 살게 할거라면 내가 그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평생 성욕으로 괴로워하게 하는 것보다는 중성화가 낫지 않을까? 그리고 성욕을 풀지 못해서 괴로워한다면 건강에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어.

물론 그 동물에게 직접 물어본 건 아니지.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애초에 같이 살기로 한 것도 허락을 받은 건 아니잖아. 그런 관점으로 보면 애초에 안 키우는게 맞아. 하지만 나는 일단 애완동물을 키우기 시작한 이후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거야.

나도 중성화를 그 동물을 위해서 해준다는 말은 너무 인간중심적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난 중성화가 더 병에 덜 걸리고 건강에도 좋다는 말은 부정적으로 봐. 왜냐하면 그 말을 정말 그대로 믿어버리고 중성화를 너무 쉽고 가볍게 해버릴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거든.

하지만 일단 같이 살게 된 이상 그 동물을 버릴 수는 없는 거잖아? 그러면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거야. 그 방법이 중성화인 거고 말이야.

결국 핑계라고? 인간이 이기적인 거라고? 맞아. 애초에 인간이 다른 생명의 삶을 마음대로 정한다는 것은 이기적인게 맞지.

하지만 그렇다고 일단 키우기 시작한 이후에 중성화를 하지 않고 다른 해결책이 있을까? 버릴 수는 없잖아. 그냥 고양이가 밤새 울거나 방에 피를 묻히고 다녀도 무조건 동물을 위해서 참고 견뎌야만 진정으로 동물을 위하는 걸까? 그게 맞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중성화를 뭐라고 하는 사람은 과연 그럴 자신이 있어서 그런 말을 하냐는 거야.

중성화를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든 일단 동물을 키우게 된 이후 주인으로써의 책임감이라는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거야. 애초에 안 키우면 되지 않느냐는 답이 되지 못하는 소리를 거창한 진리처럼 말하는 것도 이상한거고 말이야.

그렇다고 중성화를 안 시킨 이후에 모든 과정과 힘듦을 당신도 버틸 자신 없잖아? 또 애초에 안 키우면 됐었다는 말만 되풀이할거야? 아니면 발정기때마다 새끼 낳게 해서 전부 다 키울 거야? 다 키우지는 못하니까 분양해? 그건 그 동물을 위한게 맞을까?

왜 그렇게 남 얘기라고 쉽게 하냐는 거야. 애완동물을 키우는 입장이 되어보고 말을 하라는 거야. 아무런 이해해보려는 노력이나 생각도 안해보고 중성화 시키는 사람들은 다 이기적이고 자기만 고귀한 것처럼 쉽게 말하지 말라는 거야.

그 입장이 되면 당신처럼 쉽게 말만 해서 해결되는 일은 없어. 난 중성화에 대해서 아무 대책 없이 그렇게 쉽게 말하는 것도 애완동물을 중성화시키는 것만큼이나 무책임하고 안일하게 보인다는 거야.

한마디로 중성화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봐.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도 결국 인간이 이기적인 거라고 생각해. 사실 나도 그래서 앞으로 애완동물 안 키우려고 해. (내가 그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지 확신은 없지만 말이야.) 하지만 인간이 이기적인 거라는 그 말로 모든게 다 끝나는게 아니잖아. 어쨌든 같이 살아야 해. 그 동물을 책임져야 해.

정말 그 동물을 위해서 중성화를 하지 않아도 괜찮도록 성욕도 해소시켜주는 방법을 찾거나, 발정기에 생기는 불편함도 다 참고 감수한 사람이면 애완동물을 중성화시킨 사람한테 뭐라고 해도 될지도 몰라. 하지만 그게 아니면 별 생각 없이 너무 쉽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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