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는 자칭 진보로써(사실 나는 성향상으로는 보수적인 편이라고 생각한다.) 펨코에 글을 몇 번 쓴적이 있다. “윤석열이 공약도 지키지 않고 있고 장관 후보자들을 봐라. 그가 말한 공정과 정의가 있나? 이제라도 정신 차리자.” 뭐 이런 내용이었다.
그런데 얼마 후에 다시 그 커뮤니티를 가보니 내가 분쟁을 유도했다며 몇십년동안 글쓰기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나는 욕을 쓰지도 않았고 누군가를 비난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내가 일종의 차단을 당한다고? 아마도 시스템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신고를 당하면 자동으로 그렇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알바들이 조직적으로 신고를 넣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클리앙에서도 환영받는 사람이 아니다. 며칠전에 쓴 글처럼 황희두나 박지현에 대해서도 막 비난에 가깝게 비판을 하기 때문이다. (비난은 안 한다. 하지만 예의를 차리고 누군가의 기분을 생각하면서 예의있게 글을 쓰진 않는 편이다.) 그래서 클리앙의 여러 사람들에게 차단을 당하기는 해도 글 자체를 못 쓰게 제재를 당하는 경우는 없다.
아무튼 그 일이 있은 후에도 논란이 있을 때마다 펨코에서는 어떤 주장들이 있고 생각들이 있는지 심심하면 구경을 하고는 했다. 그런데 오늘 한동훈 관련해서 펨코의 글을 검색해봤더니 이전보다도 훨씬 더 한쪽으로만 치우친 느낌을 받았다.
한동훈 자녀의 논문을 케냐 대필 작가가 썼다는 기사가 최근에 올라왔는데 그에 대해서도 전혀 비판하는 분위기의 글이나 댓글이 없었다. 그 기사가 거짓이라며 한동훈의 편을 드는 댓글밖에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 주장의 근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냥 자기들끼리 자기 위안을 하는 느낌이기도 했고 알바들이 분위기를 몰아가려고 쓴 글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위의 두가지 사건을 통해서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펨코는 일베화되어가고 있다.
사실 일베가 사회악으로 정의되었을 때도 연예인들 중에 일베 용어를 쓰기도 했고, 재미있다며 일베에서 활동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사회 분위기는 생각보다 강력했다. 일베 용어를 잘못 썼다가 사회적으로 매장당할뻔한 연예인이 생기기 시작했고 일베는 점점 더 사회적으로 고립되어갔고 결국 망해버렸다.
일베는 더이상 정상적인 커뮤니티로 쳐주지 않는다. 그러나 일베는 망했어도 오히려 더 많은 다른 커뮤니티에서 보수 성향의 분위기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난 알바들이 활동하고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이 지고 윤석열이 이겼을지도 모른다. 분명히 어느정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펨코도 이제는 오직 한 목소리만을 내도록 강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배척해버면서 점점 더 사회에서 고립되어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도 사회 분위기와 동떨어진 주장들만이 보였기 때문이다. 일베랑 다를바가 없어보였다.
분명히 그 분위기를 주동하는 세력들은 펨코를 다시 이전의 분위기로 돌릴 수 없을 것이다. 계속 더, 기존보다 강하게 커뮤니티 분위기를 몰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윤석열의 지지도를 보면 물러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펨코는 일베처럼 망하게 될 것이다. 결국 고이고 고이다 못해 썩어버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윤석열은 이제 대통령이 된다. 더이상 언론과 알바들에게 포장된 상태로 꽁꽁 숨어 있을 수만은 없다는 말이다. 윤석열의 실체는 어쩔 수 없이 까발려지게 됐다.
수준 낮은 억지 논리에 놀아나며 끝까지 윤석열을 지지해줄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알바들은 여론전에서 이기고 싶으면 더 강력한 팩트를 찾아내고 논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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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자면 펨코에 자칭 보수들은 왜 윤석열 편을 드는지 모르겠다. 윤석열은 너희들을 같은 편으로 껴준적이 없는데 말이다. 오직 그들 자신만을 위하는게 정녕 보이지 않나?
여가부부터 시작해서 병사 월급, 자영업자 지원금 등등 모든 것이 그저 대통령에 뽑히기 위해서 했던 거짓말이었다는 게 드러나고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조삼모사도 이런 조삼모사가 없는게 이재명도 여가부의 이름이나 잘못된 부분은 고치겠다고 했다. 윤석열도 결국은 여가부를 폐지한다기보다는 이름을 바꾸는 정도일 것이다. 여가부에서 일하던 공무원들을 다 해고할 것이라고 생각했나? 너무 순진한 것 아닌가? 결국은 대부분의 일은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결국 핵심은 얼마나 제대로 뜯어고쳐서 문제를 해결하는가이다. 그런데 문제를 이재명이 잘 고칠까? 윤석열이 잘 고칠까? 윤석열이 그런 디테일한 부분에 능력이 있을까? 관심이 있기는 할까? 아무런 의지도 능력도 없는 사람을 왜 믿는지 모르겠다.
윤석열을 못 믿어도 그 밑에 능력있는 사람들이 잘 해주지 않겠냐고? 그게 원희룡과 안철수다. 그들이 하는 말이 윤석열보다 더 심하다. 원희룡은 여가부보다 더 강력한 기관을 만들겠다고 하고, 안철수는 자영업자 지원금 주면 소고기나 사먹는다고 비하한다.
그러면 또다시 우리 윤석열은 그럴리가 없다? 그냥 안철수와 원희룡이 개인적으로 말했을 뿐이라고? 안철수도 원희룡도 아니면 도대체 어떤 능력있는 누군가가 어디에 몰래 숨어서 멋드러지게 정부를 운영해줄거라고 믿는 건가? (아 김건희가 최순실처럼?)
소위 2번남들은 “여가부 폐지”라는 단어에 눈이 돌아가서 찍었다고 밖에는… 그들에게 제발 그만 좀 순진하라고 말하고 싶다. 정부, 정책은 그렇게 단순하게 돌아갈 수가 없다. 화난다고 다 없애고 폐지하고 그런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여가부가 사라진다고 모든 성차별이 사라지고 페미가 사라지나? 여가부 해체에 대해서 너무 과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 박근혜의 “해경 해체”라는 발언이 떠오른다. 그런 말들이 정말 바보같이 들리지 않는다면 더 할 말이 없다.
지키기 어렵고 마땅한 대안도 없는 그런 억지스러운 공약들을 내는 사람은 사기꾼일지 모른다는 의심부터 해야 정상 아닐까?
어느 커뮤니티나 정치색은 있기마련입니다
본인이 취미같은 건전한 커뮤니티를 원해서 선택하는 네이버 카페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죠
그들을 이해하려 들면 좋지 않습니다.(펨코나 클리앙 등등 정치색이 짙은 모든 커뮤니티 포함) 사회에 정상적이라 평가받는 부류들은 커뮤니티에 몰입하지 않거든요.
정치색이 있는 것은 뭐라 하지 않지만 반대 의견을 아예 달지도 못하게 하는 건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뭐 글에 썼다시피 문제를 제기한다기보다는 그들 스스로를 고립되게 만들것이라는 거죠. 클리앙도 똑같긴 하더군요. 물론 펨코처럼 아예 이용을 막지는 않고요…
그리고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기보다는 그냥 한풀이? 같은 개념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곤 합니다. 뭐 정치든 비건이든 고양이에 대해서든 죽음에 대해서든 여러가지로요.
요즘에는 클리앙과 펨코 둘 다 잘 안 가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