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사라질 때 지구나 인류는 없을 가능성이 높겠지만, 그때까지 살아있다고 해도 인류가 “아 이제 우주가 사라져서 우리도 죽는구나” 하면서 죽을 수 있을까? 난 우리 스스로가 사라지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사라질거라고 생각해.
아마 그것은 인류가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일테니 그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을 거야. 그보다는 인류 스스로 자멸하는 것에 대해서 대비하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이고 현명한 태도일 거야.
내가 죽음과 삶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비슷한 것 같아. 나는 어떤 사고로 순식간에 죽을 수도 있고, 병이나 노화로 아주 오랫동안 죽음을 기다리다가 죽을 수도 있어.
내가 죽는지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고 죽는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 준비할 필요도 없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죽는다는 보장이 없고, 내가 그렇게 죽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죽을 수도 없잖아.
그러니까 나는 서서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삶을 살거라고 전제하고 살아야겠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죽는 순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인생의 모든 것을 걸 필요는 없겠지만 적당한 준비는 필요할거야.
어쨌든 내가 죽기 전의 순간도 내 삶의 일부니까. 그때 미치도록 후회하고 고통받고 괴로워하면 안 되잖아.
“내가 그래도 나름 잘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 것 같아. 죽기 전에 너무 후회하지 않으려면 나의 목표를 어느정도 달성해야 할 것이고, 반대로 너무 고된 삶을 살아도 죽기 전에 즐기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울 거야. 적당히 성과를 내고, 내 스스로가 적당히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 같아.
물론 누구나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다르니까 누군가는 그 고민조차도 필요성을 못 느낄것이고 시간낭비로 여길 수 있겠지. 그것도 틀린 건 아니야.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죽기 전에는 완전히 다른 생각이 들지 않을까? 죽음을 걱정하고 대비하려고 해도 죽기 전에는 후회스러울 가능성이 높을텐데, 전혀 대비가 안 된 상태에서는 훨씬 더 혼란스럽고 무섭지 않을까?
결국 죽음을 떠나서 내 스스로가 생각하는 가치있고 의미있는 삶, 행복한 삶을 계속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그런 삶을 매일매일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죽음 생각하지 않고 막 내키는대로 사는게 정답일수도 있어.
하지만 죽음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죽음의 공포를 알면서 그렇게 사는 것과, 죽음에 대해서 1도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사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해.
워킹데드였나? 진짜 용기는 두려움을 아는 사람의 용기라는 내용을 본 것 같은데 그거랑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
그리고 성과라는 것은 낼수도 있고 못 낼수도 있잖아. 성과를 못 내고 죽게 된다면 아쉬움은 분명히 있겠지만 그렇다고 꼭 불행하게 죽어야 할까?
성과를 내기 위해서 내가 충실하게 살았는지가 중요할 것 같아. 그러니까 조금도 쉬거나 놀지 않고 오직 그 성과만을 위해서 살았어야 한다며 후회하기보다는, 매일 성과를 내기 위해서 규칙적으로 노력을 하면서도 너무 불행하거나 힘들지 않게, 놀기도 하고 쉬기도 하고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내는게 최선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