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gi)
내가 죽기 전, 늙었을 때 과거에 대한 기억을 하면 찰나로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사실 지금 현재 과거를 떠올려봐도 찰나일 뿐이다. 다시 말해서 언제든 인생은 찰나로 느껴지고 과거는 기억일 뿐이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기억과, 나이라는 기준과, 세상과 타인의 시간이라는 기준을 통해서 오래 살고 오래 못 살고를 판단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주변 사람들과 나의 상황을 비교하기 때문에 내가 늙는 것이 슬프고 어린 아이가 일찍 죽으면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앞에 말했다시피 인생은 누구에게나 찰나에 불과하다.
관련 내용을 검색해보다가 [기고] 인생은 5분, ‘찰나(刹那)’의 시간이라는 글을 발견했다. “인생은 찰나의 연속이다.” 라는 말과 “과거는 기억하는 상상에 불과하다.” 라는 말이 멋지다.
인생은 어쩌면 불공평한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는 본능적으로 인생의 소중함을 깨닫고 인생을 충실하게 살아간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즐겁고 활기차게 살기 때문에 더 건강하게 오래 살 가능성도 높은 것 같다.
반대로 불평만 많고 쓸때없이 주변 시선 신경쓰고 살면서 인생의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사람은 혼자 스트레스를 받아서 건강도 안 좋아지고 그래서 오래 살지도 못할 것이다. 오래 살면 뭐하나? 후회만 가득할텐데…
어쨌든 인생이 찰나라는 것은 4차원으로 세상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4차원의 존재가 나를 본다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생애를 아주 쉽고 간편하게 확인하고 구경도 할 수 있겠지.
그것은 내가 나중에 늙어서 죽기 전에 과거를 회상하는 것과 매우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지금 당장 내가 죽으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기억할만한 것이 조금 더 많아지고, 몸이 더 늙었고, 상황이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얼마나 오래 사느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앞으로 과학이 발달해서 1억년을 사는 사람이 나온다고 해도 결국 인생은 찰나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인간이라는 존재와 시간이 흐른다는 이 세계 안에서는 그 한계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그것은 살아가는게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은데 그것을 다 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면 아쉬움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아쉬움이 없는 인생이라는게 존재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또 그런 것도 있긴 하겠다. 나이별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다 다른데, 어린 나이에 죽는다면 성인을 체험해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것 같다.
전에는 죽기 전에 뼈에 사무치는 후회가 없게 하기 위해서라도 후회없는 삶을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어차피 찰나의 인생이라면 당장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전에는 후회없는 죽음을 위한 삶이었다면, 지금은 오직 현재라는 찰나에 집중하고 올인을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놀기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놀기만 해도 되고 노는게 매 순간 행복하다면 노는게 정답이겠지. 하지만 그게 아니면 노는게 재미없어지거나 죄책감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세상에 기여하거나 인정받고 의미있는 일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그러니까 내가 정말 원하고 즐겁고 행복하고 의미있게 생각하고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노력하고 그것을 실행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나의 현재 문제는 분명히 당장 하고 싶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것인데도 쓸때없이 나중으로 미루는 것이다. 괜히 주변 눈치보고 신경쓰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거나 오늘만 산다고 생각하면서 살라는 말과 사실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은 와닿지 않았었다.
결국 현재에서 바라보면 과거는 불완전한 상상일 뿐이고 모든 인생은 찰나일 뿐이다. 어차피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면 당장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으로 찰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20240501/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거와 미래가 그저 찰나의 순간으로 쪼개져서 이어질 뿐이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현재라는 내가 제어할 수 있고 생각하고 인식할 수 있는 당장의 이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의 삶은 그저 살다가 죽는다는 그 하나의 아주 짧고 사소한 역사? 해프닝? 일 뿐이지만, 지금 내가 그 삶 중에서 특정한 위치에 존재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내가 현재 살아가고 있고 내가 원하는대로 움직이고 선택하고 세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고 고맙게 느껴진다고 할까?
0502/
인생이 찰나라는 생각 때문일까? 언젠가 지를 것이라면 최대한 일찍 질러서 더 일찍 그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없으면서 막 지르라거나 사고 싶으면 무조건 사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돈이 있고 필요한 물건인데도 돈을 아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인생을 불편하게 살면 안 된다는 것이다.
0505/
매일, 매 순간 죽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저 그것을 죽음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니까 괜찮게 느껴질 뿐이다.
죽음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 무서워지는 것이다. 또는 아무 준비, 대비도 하지 못하고, 이어지지 못하고 허무하게 죽어버릴까봐 무서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