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전에는 김어준을 좋아하고 고마워했었다.
하지만 민희진 사태를 겪으면서 김어준도 기존의 기득권과 1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민희진 사태에 대한 김어준의 기괴한 태도에 대해 이제서야 생각이 정리돼서 써보려고 한다.
김어준은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민희진이 문제제기를 한 것은 결국 전부 돈 문제라고, 진정성을 말하는 것은 위선이라는 프레임을 잡았다.
민희진이 30배를 요구하는게 잘못이면, 300배를 요구하면 징역이라도 살아야 한다는 말인가?
30배를 요구하면, 회사 내부의 문제제기를 한 것이 모두 돈 때문이라고 매도당해도 되는 것인가?
앞으로 회사와 계약할 때 너무 과한 이익을 제시하는 사람은 개인 카톡 내용을 유출 당하고, 배임, 찬탈이라며 대대적인 언론플레이로 마녀사냥을 당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인가?
그러면 당선된 오세훈이 TBS 괴롭히고 김어준 쫓아낸 것도 아무 문제가 없는 거였네?
김어준 뉴스공장 청취율 1위였지만, 오세훈 의혹 문제제기했다가 보복당한 것.
민희진 뉴진스로 역대급 성과를 냈지만, 하이브 내부 문제제기 했다가 보복당한 것.
뭐가 다를까?
돈을 많이 받는 사람은 진정성 얘기하면 안 되나?
돈 많이 받으면 불합리한 계약도 참아야 하나?
빌게이츠 같은 사람들은 진정성 얘기하면 안 되고, 불합리한 계약을 발견해도 돈 많이 받으니까 참으라고 말할 건가?
하이브는 민희진의 요구를 다 들어줘야만 하는 입장인가?
민희진이 차후 보이 그룹 제작 가치를 반영한 내용이라고 했듯이, 계약을 하며 서로 밀고 당기기 하는 계약의 내밀한 내용 중의 일부일 뿐이다.
한마디로 민희진이 요구해도, 하이브가 거절하면 그만이다.
애초에 내밀한 계약 내용을 퍼트리는 것부터 잘못 아닌가?
김어준 말대로면 조선일보가 김어준 뉴스공장 출연료 200만원 기사를 쓴게 아주 바람직한 기사였네?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조선일보 비판해?)
30배가 아니더라도 민희진이 받을 금액이 그렇게 큰 것은 그만큼의 역대급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기존에 하이브와 합의한 계약대로 돈을 받는게 왜 문제가 될까?
기존의 계약도 비정상적인, 과도한 퍼주기 계약이었다면, 의심해봐야 하지 않나?
처음부터 줄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닌지 말이다.
김어준은 세월호 유가족이 보상금을 너무 많이 받았다는 식의 기괴하고 악의적인 프레임과 비슷하게 민희진 사태의 프레임을 잡은 것이다.
정상이라면 박근혜 정부가 보상금을 공개하며 유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부추긴 것은 아닌지, 세월호 조사 목소리를 약화시키려 그런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한마디로 본질을 모두 덮고, 계약서와 돈의 규모에만 집중하도록 사람들을 호도했다.
민희진이 문제제기한 앨범 밀어내기 제안 같은 부분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하이브는 “격의없이 이루어진 대화의 일부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 나누는 카톡만 법적 효력이 있나보다.)
김어준이 그 모든 문제를 몰라서 그런 저급한 프레임에 놀아난 것일까?
난 김어준이 그정도로 멍청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이브와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교주처럼 떠받들고 자신의 말이면 뭐든 다 수긍하는 신도 수준의 사람들을 선동하기 위해서 그런 말을 한 것이겠지.
윤석열,국민의힘, 검찰 같은 세력들이 대장동 비리, 부패, 마약 같은 문제를 이재명, 민주당의 책임으로 덮어쒸웠지만, 사실 그들 스스로의 잘못이었던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것이다.
김어준은 모든 것이 돈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는데, 사실 그게 바로 김어준의 가치관 아닐까?
오세훈의 생태탕, 백바지, 페라가모 구두로 저격한 것도 다 돈 때문이었구나?
나는 김어준에게서 진중권이 보인다.
김어준, 김갑수 이런 자들의 상식적인 척, 정의로운 척이 정말 역겹다.
스스로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잘 고민해보길 바란다.
김어준이 당신들을 개돼지 취급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과거 진영논리에 빠져서 윤석열을 쉴드쳤던 것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