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해놓은 사진과 파일들을 확인할 때마다 드문드문 사라져 있고 이상하게 바뀌어 있다고 생각해 봐
그 기기를 신뢰할 수 있겠어?
내 기억이 그런 것 같아
그리고 나는 내 의식이 거의 1초마다 분리되는 것 같아
방금 전의 일도 내가 뭘 했는지 떠올리면 낮설고 멀게 느껴져
-봐 이어진다니까~
-오 정말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네…
그저 뇌가 나를 속여서 의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지 것 같아
내가 태어났을 때, 아무것도 없는 어둠뿐이었다면, 나는 내 자아가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
생각이라는 것을 못하지 않았을까?
만약에 아무것도 없는 어둠 속에 내 자아만 남겨지게 된다면, 그 상태로 아주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내 생각에는 어둠과 나를 구분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내 자아가 사라져 버릴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 내 자아라는게 절대적이고 아주 분명하게 존재하는 건 아닌 것 같아
내가 생각하는 나는,배를 타고 바다 위에서 잉크를 한 방울씩 떨어트리고 있는 거야
멀어질수록 잉크는 물에 섞여 희미해지겠지
나 자신의 존재를 잊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나를 반복해서 그리고 있는 중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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