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아버지 이제 죽는 거야?

불쌍하다

이 세상이 불쌍한 것이지
바라보는 내가 사라지면 너도, 이 세상도 모두 사라지는 거니까
내 입장에선 그래
그리고 나는 내 입장으로밖에 볼 수 없지

나는 진짜 내 뒤통수를 절대 볼 수 없어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와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
둘은 이 세상을 똑같이 바라볼까?
진짜 이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인간은 상상력이 너무 뛰어나
진짜 지구나 우주를 본 적도 없으면서 사진만 보고도 너무 생생하게 받아들여

사실 우리는 모두 우물 안의 개구리에 불과한지도 몰라
각자 자기만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거야

나의 죽음은 나만 이 세상에서 버려지는 것 같은 게 아니야

내가 주인공인 나만의 영화가 막을 내리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