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취미의 차이점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일이든 취미든 재미있고 즐거울 수 있다. 하지만 즐거워도 해야 하고, 하기 싫고 힘들고 부담스러워도 해야만 하는게 일이다.

결국 일은 무조건 일정한 분량과 퀄리티, 성과를 해내야만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고 싶을 때만, 하고 싶은 정도만 하면 되는 취미와는 다르다.

일이 재미있고 소질에 맞다는 건 일을 더 많이, 오래 할 수 있게 해주는 자양강장제 같은 것이다. 그러니까 그 행위를 내가 재미있어하고 즐긴다는 것은 그것이 일이 됐을 때 더 잘하게 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소질이나 재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상당히 큰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좋아하고 재미있는 것을 일로 삼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일은 잘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고 당연하다. 내가 돈을 남에게 받으려면 그만한 가치를 남에게 줘야 하는게 당연하니까.

그래서 내가 좋아하지 않아도 내가 타고나서 잘한다거나 잘 나가는 유망 직종을 공략해서 기계적으로 공부해서 성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은 세상에 가치있을 만큼 잘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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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내 타고난 소질을 버리고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는 말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흐름에 맞추는 것도 사실은 소질이다.

그러니까 재미가 없지만 잘 나가고 돈 잘 벌 수 있는 것을 준비하고 공부해서 그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자기 취향을 포기한 것이 아니고, 원래 그렇게 상황에 맞게 자신을 바꾸는 것이 그의 타고난 소질이고 성향이라는 것이다.

정말 어쩔 수 없이 선택을 강요당하는 경우도 없진 않겠지만, 대부분의 선택은 그 사람이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것을 선택하고 행동에 옮긴 것이라는 것이다.

현실이나 주변의 강요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접는 사람도 정말 그 일을 하고 싶고 좋아하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던 그것을 찾아서 돌아오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꼭 당장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지!” 라고 강박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그냥 상황에 맞게 그때그때 적절하고 알맞는 선택을 하다보면 결국은 나한테 어울리는 현실에 도착하게 되는 것 같다. 다시 말해서 내가 내 의지로 선택한다기보다는 나의 타고난 성향이나 소질이 나를 그곳으로 이끌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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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꼭 못한다고 해서 그것을 일로 삼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내가 그것을 잘할 수 있다는 믿음, 나에게만 보이는 비전, 내가 보여주고 싶고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명한 가치가 있다면, 다시 말해서 나에게 확신이 있다면 남이 뭐라고 하든 그 일을 끝까지 놓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아니, 스스로 놓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것도 내 타고난 성향대로 내가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

결과도 꼭 어느 한 쪽만이 옳은 것은 아니다. 내 고집대로 했다가 시간만 허비할 수도 있지만, 대박이 나는 경우도 실제로 있다. 거꾸로 현실을 따라가서 안정적인 수입과 삶을 살게 될수도 있지만 돈도 별로 못 벌고 건강만 해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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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1년 정도 해보다가 나오는 것이 없으면 깔끔하게 접으라는 말도 현명한 선택의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1년이 지난 후에 내 스스로 어떤 것을 느끼고, 배우고, 납득할만한 선택을 하는지는 모두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이에 맞는 위치나 자리나 재산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런 것에 나를 맞추려고 하다보면 조급해지기 쉽고, 조급해한다고 해서 딱히 변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알바를 하든 뭘 하든 내가 쓸 돈은 내가 버는 것 정도만 한다면 그 이외의 모든 선택은 내가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따라가며 안정적인 삶을 살든, 알바를 하면서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서 노력하든 둘다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이는 먹어가고 제대로 된 직업이 없다면 주변에서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선택을 했다면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내 스스로 나를 괴롭히진 않을 것 같다.

그러니까 그냥 다 각자 알아서 살게 되는 것 같다. 내 밥벌이만 내가 하면 어떤 삶이든 틀리지 않았고 잘못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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