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렛을 처음 고를 때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 (크기, 가격, 액정, 회사)

그림을 그리거나 만화, 웹툰을 그리기 위해서 타블렛을 처음 사려는 분들을 위해 내가 지금까지 타블렛을 써오면서 느꼈던 부분을 말해보고자 한다.

큰 타블렛을 사야 하는 이유

개인적으로 타블렛의 크기, 다시 말해서 작업영역의 넓이가 큰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나는 와콤 타블렛의 가장 작은 모델을 쓰다가 여러모로 너무 불편해서 지금은 큰 타블렛 모델을 쓰고 있는데
작은 타블렛은 아래의 그림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왼쪽처럼 작은 타블렛 판에 글씨를 쓰면 모니터 화면에는 너무 크게 나와서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오른쪽은 상대적으로 차이가 덜 나기 때문에 어색함이 적다.

반대로 말하면 모니터에 내가 익숙한 크기의 글씨가 보이게 하려면 손으로는 훨씬 작게 글씨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손이 피곤해진다.)

물론 작은 타블렛을 쓴다고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정도라는 건 아니다. (불편함을 많이 느낀 건 내 개인적인 문제일 수 있다.)
확대해서 화면을 이동시키면서 그림을 그리다가 그림의 전체적인 균형을 확인하고 싶을 때만 축소해서 확인하고 다시 확대해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반복하는 식으로 그리면 된다.

사실 대부분이 그런식으로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나처럼 그런 과정이 어색하고 불편해서 맞지 않는 사람도 있고 타블렛이 커질수록 그런 괴리감이나 불편함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와콤 기준으로 소는 너무 작은 것 같고 최소한 중 정도의 크기를 추천한다.

액정 타블렛은 무조건 최고일까?

모니터 액정 위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인 액정타블렛은 앞에 말했던 괴리감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쓴 글씨 크기 그대로 모니터에 표시된다.

일반 타블렛이 마우스를 펜 모양으로 바꾼 개념의 방식이라면
액정 타블렛은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훨씬 비슷한 더 직관적인 개념의 방식이다. (물론 선이 약간 늦게 따라온다거나 펜과 선에 약간의 오차가 있다거나 하는 부분은 수작업보다 못하다.)
그래서 액정타블렛이 훨씬 더 적응하는데 시간이 적게 걸리고 그림을 그리는 속도도 빠르다.

하지만 액정타블렛도 단점은 존재한다.

– 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다.

– 모니터 액정을 가까이 봐야 하기 때문에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건조해질 수 있다.

– 액정 타블렛을 45도 정도로 해놓고 그 위에 펜으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반 타블렛보다는 자세가 불편할 수 있다. (고개를 더 숙여야 하고 기울어진 액정 위에 그려야 하기 때문에 수평의 판 위에 그리는 것보다는 팔이 아플 수 있다.)

– 한여름에는 모니터에 손을 대고 그리기 때문에 에어컨이 없다면 더워서 그림을 그리기 힘들 수 있다.

– 유리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기 때문에 미끄럽고 어색하게 느껴지질 수 있다. (일반 타블렛에는 위에 종이를 대면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매우 흡사한 느낌이 들게 할 수 있다. 액정 타블렛도 거친 질감의 필름을 붙이면 괜찮다고 하는데 종이에 그리는 느낌보다는 못할 것이다.)

– 유리에 손을 대고 그리면 잘 미끄러지지 않아서 장갑을 끼고 그리는 경우도 많은데 장갑을 끼는게 매우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내가 그렇다.)

– 색감에 민감한 사람은 액정 타블렛의 색감이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사실 여러가지를 얘기했지만 심각한 정도의 단점들은 아니다.
액정타블렛은 비싸지만 비싼만큼 분명히 제값을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가격이 비싸서가 아니더라도 일반 타블렛을 일부러 사용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꼭 돈에 여유가 없어서 일반 타블렛을 쓰고 돈에 여유가 많다고 해서 액정 타블렛을 선택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너무 액정 타블렛에 환상을 가질 필요는 없고
정말 나에게 맞는 제품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타블렛 제조 회사에 대해서

타블렛 하면 와콤이 가장 유명하다. 나도 와콤이 가장 무난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강점 때문인지 와콤 제품이 다른 중소 회사의 제품보다 많이 비싼 것도 사실이다.

내가 여러 회사의 제품을 사용해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가볍게 조언을 해보자면
사실 비싼 와콤 제품을 사는 것보다는 더 저렴한 가격에 크기가 큰 다른 회사의 제품이 더 좋은 선택이 될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꼭 와콤 제품이 아니더라도 펜에 무건전지 기술이 들어간 제품을 추천하고 싶다.(펜을 충전해줘야 하는 귀찮음이 없다는 것과 펜이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마무리

타블렛은 잘만 사용하면 추가로 돈이 들거나 하는 부분이 거의 없다. (소모품인 펜심 정도?)
너무 함부로만 다루지 않는다면 고장도 거의 나지 않는다. (나는 와콤 타블렛을 10년 넘게 쓰면서 아직까지 고장 난 적이 없다.)
그래서 난 처음부터 조금 무리해서라도 크고 좋은 비싼 제품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액정 타블렛을 말하는 건 아니다. 액정 타블렛을 제대로 써본 적은 없기 때문에 고장이 잘 나는지 어떤지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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