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게이를 찬성하는 이유 1) 태도

사실 표현이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어떻게 다른 사람의 취향에 대해 찬성이나 반대가 가능하지?
동성애자를 사람의 성적 취향이나 정체성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 범죄의 한 종류로 생각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얘기 아닌가?
가족의 취향도 사실 간섭해서는 안 되겠지만, 가족도 아니고 쌩판 모르는 남의, 전세계 모든 사람의 취향을 왜 당신이 찬성이나 반대를 한단 말인가?

어쨌든 그냥 게이를 반대한다는 그들의 식대로, 거꾸로 제목을 지어봤다.
이번 글은 나름의 시리즈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첫번째는 게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짚어보려고 한다.

서양이나 일본의 영화나 예능에서 보면 게이를 결코 좋게 묘사하지 않는다.
이성애자인 주인공이 게이가 자신을 좋아한다거나, 술 먹고 일어나보니 옆에 게이가 자고 있는다거나 하면 난처해하고 기분 나빠한다.
그건 당연한 것이고 정상이다.
게이를 이상하게 볼 수 있고 기분나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오히려 게이를 차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기분 나빠하는 모습을 편하고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게이를 차별하는 분위기가 심한 나라에서는 게이 자체가 소재가 되기 힘들고 게이를 보고 기분나빠하는 장면이 나오면 차별이라고 확대해석해서 받아들일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게이를 보고 기분나빠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기분나빠하거나 싫어하는 것과 그 취향 자체를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게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라고 강요하지마.”

이게 얼마나 희대의 개소리인지 이제부터 설명하려고 한다.
게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라는 건 그들을 좋아하고 무조건 친하게 지내라는 얘기가 아니다.

당신의 마음은 당연히 당신의 것이다.
당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바꾸라고 강요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게이를 존중하고 이해하라는 말은 무슨 뜻일 것 같은가?
혐오를 대놓고 표현하지 말라는 것이다.
폭력을 행사하지 말라는 것이다.
폭력은 몸으로 때리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글이나 말로도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니까 당신은 게이를 싫어하고 혐오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자유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고 타인에 대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할 자유가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도 몰래 자기들끼리 흉을 본다거나 댓글로 욕을 쓴다거나 하는 건 그렇다 치겠는데
자기들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이 권리이며 자신들이 하는 행동이 상식을 지키고 정의를 지키는 행동인 것마냥 떳떳하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게이는 혐오스러울 수 있어도 잘못을 한, 잘못을 하는, 잘못된 사람들이 아니다. (게이를 문제삼는 이유에 대한 반박은 다음에 쓸 생각이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당신의 행동은 이런 거다.
내가 당신에게 대놓고
“존나 못생겼네. 그 역겨운 면상 좀 치워! 그딴 얼굴로 밖에 돌아다니고 싶냐? 얼굴을 가리던가 집안에만 처박혀 있어야지!”
라고 말하는 것이다.

당신이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따진다면

나는 이렇게 말해줄 것이다.
“너의 그 역겹고 못생긴 얼굴을 이해하고 존중하라고 강요하지마.”

이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가?
생각과 감정을 대놓고 모두 표현하는 건 솔직한 것도 아니고 자유도 아니고 권리도 아니다.
민폐이고 진상이자 무개념이며 폭력이다.

무슨 말 못알아듣는 동물한테 말하는 것도 아니고
같은 인간끼리 그렇게 혐오를 대놓고 표현하는 것이 정말 동등한 인간을 대하는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는가?

게이를 같은 인간으로 봐달라는 거다.
인간끼리의 예의를 지켜달라는 것이다.

당신은 “게이”라는 성적 정체성, 취향은 이해하고 존중할 수 없을지 몰라도
게이라는 다른 취향을 가진 “인간”은 이해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나도 게이라는 취향을 이해하는 건 아니다.
남자인 내가 다른 남자를 보면서 호감을 느낀 적은 없다.
그냥 “아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넘기는 것이다.
그사람들을 정신병자나 범죄자로 바라보지 않고 그냥 나와는 다른 취향의 다른 “사람”으로 볼 뿐이다.

그리고 나도 영화 쇼생크탈출에 나오는 게이를 보면서 왜 사람들이 게이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 게이스러운 눈빛과 붉게 달아오른 얼굴과 행동 모두 기분 나빴다. (나쁜 역할이라서가 아니고 그냥 외모와 행동 자체에서 거부감이 들었다. 그러면서 아 이런 느낌 때문에 사람들이 싫어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굳이 나서서 온 세상의 게이를 욕하고 혐오하고 반대할 필요는 없다.

나는 욕 안 했다고?
그저 게이를 반대할 뿐이라고?

내가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면 어떨 것 같은가?
“너의 얼굴은 너무 못생겨서 질병에 가깝고 사람들에게 불쾌함과 스트레스를 주고 입맛을 떨어트려서 사회에 악영향을 줘.
네가 못생긴 게 자랑은 아니잖아? 제발 그 자랑스럽지도 않은 얼굴 가리고 다녔으면 좋겠고 아니면 성형을 하거나 영원히 집안에만 숨어 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안 주면 좋겠어.
우리에게는 너의 얼굴을 안 볼 권리가 있어.
나는 너의 얼굴을 반대해.”

욕설과 혐오가 들어간 말이 아니더라도(아 위에는 들어간듯.) 다른 사람의 타고난 성적 취향,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것은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다.
당신은 행동으로 옮길 생각이 없어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런 생각이 커지면, 당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등에 업고 실제 폭력을 행사하고 괴롭힐 수 있는 인간 같지도 않은 비열하고 우매한 것들도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
꼭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도 타인의 취향을 문제삼고 부정하고 간섭하고 고치려고 드는 것 자체가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뭐 역차별? 역혐오? 라면서 억울하다는듯이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게이, 동성애자가 하나의 유행이 되고 대세가 돼서 그것을 안 좋게 말하면 오히려 자기들이 심한 욕과 비난을 듣는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싫어하고 혐오하는 것을 표현할 수도 있다. (물론 상대방한테 상처를 주고 예의에 맞는 행동은 절대 아니지.)
문제는 아무리 조심스럽고 예의바르게 말해도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그 자체가 폭력이다.
스스로 폭력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앞에 했던 말과 비슷하지만 다시 예를 들어보자면 이런 거다.
“나는···.
못생긴 사람은 거리에 안 돌아다녔으면 좋겠어.
오해하지는 마 그냥 지극히 개인적인 내 생각이 그렇다고···.”

이렇게 당신이 아무리 조심스럽게 말해도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생각과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억울하다고 느끼지 말고 자신의 생각부터 되돌아봤으면 좋겠다.

이상하다는 말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내가 보기에 별로고 이상해보인다는 것과
고쳐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개인적인 취향과 기호에서만 접근한다면 그것은 취향의 표현인 것이지만
병적이라거나 사회적 문제가 있다는 듯이 말하는 것은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그것을 뜯어고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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