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사회생활 스킬의 영역이다? + 어른의 대화방식

난 사실 사과를 잘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아직도 내 실수나 문제에 대해서 인정하는 것을 잘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모든 경우에 사과를 안 한다는게 아니고
어떤 때는 정말 멋지게 보일 정도로 쿨하게 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때도 있지만
또 어떤 때는 정말 극단적으로 쪼잔하게 문제를 회피하려고 하고 고집부리고 잘못하거나 틀린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쨌든 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건 도덕성이나 착함 같은 기준이라기 보다는
사람들과 살아가면서 배워야 하는 하나의 기본적인 기술(스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완벽하게 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상대방이 불쾌했다거나 내가 실수한 부분이 조금이지만 분명히 있다거나 명확하게 결과가 나오지 않은 모호한 상태라도 일단 예의상 사과의 말을 건내는 것처럼 말이다. (뭐 교통사고 같은 부분에서는 예의상 사과했다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되어버려서 문제가 된다고는 하더라. 그런 건 제외하자.)

그리고 그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더 사람들과 잘 어울려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생활에서 좀 더 성장한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예의나 배려가 있는 가정에서 자라서 그런 것이 몸에 베어있다는 것은 상대방을 위하고 상대방을 생각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이다.

만약 싸우게 된다고 해도 선을 넘지 않을 것이고
싸움의 해결을 위한 해결책, 노력해야 할 방향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말하면 대응이 기계적으로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이다. (기본 개념을 탑재한?)

그런데 나는 별로 그렇지가 못한 것 같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개념도 별로 없었고 그나마 지금은 조금 나아진 것 같지만
지금도 싸움이나 관계가 안 좋아지만 그냥 피해버리거나 앞뒤 생각없이 큰소리를 내고 화를 내버린다.
그리고 아무리 침착하게 생각을 해도 관계가 나빠졌을 때 어떤식으로 행동해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지 생각이 안 날 것 같다. (뭐 그냥 사과하고 잘해주고 선물 사주고 그런 기본적인 행동은 하겠지만 그런 행동을 했는데도 내 생각대로 안 풀리면 또 금방 짜증을 부릴 것 같은?)

또 이런 생각도 든다.
성장이라는 것은 결국 어른의 대화방식이랄까?
어른들이 가식적일지 몰라도 상대방에게 서글서글하게 대하고 웃으며 대하고 친근하고 편한 척을 하는 것 말이다.
또한 상대방의 말을 그냥 표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안에 속뜻을 이해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사장이 중국집에서 밥을 사는데 “나는 짜장면” 이라고 말하면
“그 이상으로 시키지 말아라”라는 의미가 들어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럴 때 “저는 짬뽕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역적이 되고 왕따가 되는?)

또는 에어컨을 틀었는데 상사가 “조금 춥지 않아?” 라고 말하면
“가서 에어컨을 줄여라”라는 의미가 들어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럴 때 “저는 안 추운데요?”라고 말하고 그냥 자기 할 일 하면 개념없고 눈치없는 걸로 찍히는 것이지.)

난 사실 지금도 그렇게 돌려서 말하는 어른의 대화방식이 싫다.
그냥 분명하게 “에어컨 좀 꺼줘”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내가 그런게 짜증나는 이유가 말을 할 때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내가 집에서 잘 입는 바지랑 똑같은 바지를 발견하고 “이 바지 되게 편하지 않아?” 라고 말하면
친구는 “이 바지를 하나 달라는 건가?”라고 받아들이고 “하나 줄까?”라는 식으로 말할 때가 있다.
물론 그 이후에 “아니 나도 많아. 입어봤는데 되게 편하더라고 그래서 많이 사놨지.” 뭐 이런식으로 해명하면 되지만
애초에 그냥 그 바지가 편하지 않냐고 얘기했을 뿐인데 상대방은 그 말에 다른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

또는 유튜브에서 가글을 추천하는 영상이 있는데 그냥 순수하게 그 영상이 재미있어서 친구한테 추천을 해도
친구는 “내가 입냄새 난다는 건가?”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으니까 애초에 영상을 추천하는 것조차 포기하거나
또는 번거롭게 계속 니가 절대 입냄새가 나서 그런게 아니다.라고 반복해서 말해줘야 하는 것도 짜증난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쩔 수 없는 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일종의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고 볼 수 있고
사람들은 직설적으로 말해서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거나 내가 밉보이는 것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직설적으로 말해도 되는 건 직설적으로 말하라고! 그리고 자꾸 말을 이상하게 돌려서 받아들이지도 말고!!)

어쨌든 그런 맥락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태도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배워야 하는 하나의 기술이고
사과를 할 줄 안다는 것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써 사회적으로 한단계 성장한 거라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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