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오울프 후기+영화를 보는 기준

사실 뭐 대단한 메세지라거나 대단한 인물들간의 어떤 관계나 그런게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동화같은 내용이랄까?
되게 단순하다.

하지만 저주나 굴레라거나 그런 부분이 흥미로웠고
난 액션영화 진짜 정말정말정말 취향이 아닌 사람이다.
마블 영화도 재미있게 본게 단 하나도 없다.

그런데 이 영화의 용 잡는 부분에서 확실하게 몰입해서 봤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액션영화를 보는구나 이제서야 약간 공감을 했다랄까?
액션 자체도 결국은 스토리인 것 같다. 싸우는 두 캐릭터에 어느정도 공감이나 이해를 하고 있어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 같고
싸움 자체에도 신선함이나 내용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위태롭거나 웃긴? 장면을 집어넣어줘서 질리거나 졸리지 않게 안배하는? 완급조절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음···. 아무튼 생각해보면 사실 용 잡는 부분도 단순하다면 단순한 부분인데 난 재미있게 봤다. (내가 마블 영화를 재미있게 보지 못한 이유는 캐릭터들에게 전혀 감정이입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난 애초에 기대치가 없이 봐서 나름 재미있고 만족스럽게 본 것 같다.
기대를 하고 본다면 너무 맹탕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별 내용이 없거든···. 그냥 전개에 전개에 전개다.
그냥 용이랑 싸우는 장면을 위해 앞부분에 흥미로운 동화를 첨부한 느낌? (그런데 사실 영화가 다 그렇지 뭐)

다시 말하지만 뭔가 대단한 심리묘사나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 같은 건 없었다.
그냥 좀 뻔한 캐릭터들만 있고 그들이 그닥 대단한 대화를 하고 상황을 연출하는 것도 아니다.
아주 노잼인 건 아니지만 뭔가 수박 겉을 햝는 느낌이었다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동화다. 동화에서 어떤 사람의 내면을 깊게 묘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동화를 길게 늘여놨을 뿐인 듯한 느낌?)

아무튼···.
개연성도 없고 앞뒤도 안 맞는 그런 영화를 보고서 “아 그래도 재미있게 잘 봤다.” 라고 말하는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 (베오울프가 개연성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그런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고 하면 입에 거품을 물면서 “너같은 것들 때문에 관객이 무시당하고 영화 퀄이 떨어지는 거야!” 라고 말할테지만
관객이 나름 만족했으면 그걸로 충분한 거다.
결국은 평론가가 아닌 관객과 영화제작자 둘이 핵심이니까.
평론가는 관점을 제시할 뿐이다. 평론가가 누군가를 평가하는 짓은 주제넘은 짓이다. (그 선을 넘는다면 그사람이 우매하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수어사이드 스쿼드도 재미있게 봤다. ㅋㅋㅋ
마고로비로 시작해서 마고로비로 끝나는 영화다. (정말 매력적이다.)
그냥 그걸로 충분히 즐겼고 즐거웠다.
그렇다고 영화의 스토리, 개연성이 개쓰레기인걸 몰랐다는게 아니다.
그냥 하나같이 말이 안 되고 인위적이고 억지스러운 것을 영화를 보면서 인식하지 못한게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뱀꿈틀이춤에서 웃음을 준다거나 할리퀸의 매력적인 모습들을 보는 것 자체로 영화를 즐겁게 볼 수 있었고
그래서 나름 만족스러운 영화였다는 것이다.
그런식으로 보니까 영화계가 쓰레기만 만든다고?
그런식으로 매력적인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를 만들기가 쉬운 줄 아나? 그게 쉬워보이면 그렇게라도 만들어서 돈 벌지 그래?
자기 기준이랑 맞지 않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을 머저리 취급하고 틀린 것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진정 현실을 보지 못하는 시야가 좁은 사람들이다.
물론 정말 개연성이 맞지 않거나 하는 것을 못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알면서도 그냥 즐길거리에 더 집중해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의 가벼운 니즈를 충족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다시 베오울프로 돌아와서
결국 뻔한 캐릭터들에 뻔하고 평이한 전개다.
그냥 저주와 굴레라는 부분이 나에게는 나름 새롭고 흥미롭게 다가왔고
한가지 정말 흥미로웠던 점은 주인공인 베오울프였다.
베오울프라는 캐릭터는 어떤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캐릭터가 아니고 외모도 뭔가 친근하지 않은 캐릭터다.
뭐랄까? 물론 육체적으로는 사기캐다. 하지만 인물 자체로만 보면 기존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정의롭고 착한 사람들이 아니고 너무나도 평범하게 이기적인 보통 인간?
그런 느낌이라서 오히려 더 신선하게 느껴졌고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
또한 그래서 더 캐릭터에게 몰입이 됐던 것 같다.
음···. 뭐랄까? 육체적으로 힘이나 그런 부분은 완전 강한데 다른 영화나 드라마였다면 절대 주연이 아니었을 것만 같은 캐릭터랄까?

캡틴 아메리카를 비교해보면 확 차이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캡틴 아메리카는 정의를 추구하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절대 보통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영웅이지 뭐)
몸은 나약했던 때가 있지만 그때도 의지나 생각은 완전히 정의 그 자체였고 몸이 강해지고 나서도 언제나 선을 추구한다.
뭐 고뇌하고 타협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딧치기도 하겠지만 결국은 선을 추구하는, 보통의 사람이 할 수 없는 선택들을 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베오울프는 강력한 의지를 가진 상남자라는 부분에서는 평범하지 않지만
외모나 성격에서는 뭔가 이익을 추구하는 보통의 얄미운 인간? 그런 느낌을 의도적으로 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런 B급 캐릭터?의 느낌이 난다. (아마도 영화 내용상으로도 현실과 타협하는 인간이니 그렇게 묘사할 수밖에 없었으려나? 그래서 더더욱 영웅물, 히어로물 같은 느낌이라기보다 그냥 한 편의 동화를 본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 같다.)

다시 정리해보면
상황이나 설정은 처음보는 것이지만 그 설정에서 벗어나지 않는 뻔한 캐릭터들과 전개가 있었을 뿐이다.
조금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랄까?
반전 같은 것도 없고 말이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냥 그랬다는 것이다.

어쨌든 나는 만족스럽게 봤다.
그냥 보고 나서 “뭐야 이거 왜이래? 시간 버렸네! 짜증나!” 이런 느낌이 아니었고 생각할 부분도 많이 생기게 해준 것 같아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내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이 부분은 스포 같으니까 안 볼 사람은 넘기면 된다.
용 잡을 때 날고 있는 용에 매달려서 용의 심장을 칼로 찌르려고 할 때가 있는데
진짜 웃기는게 팔이 잘 안 닿아서 스스로 자기 다른쪽 팔을 칼로 자른다. (그래서 팔을 더 길게 만든다랄까?)
그런데도 결국 거리가 안 닿거나 계속 흔들린다거나 이런저런 상황들로 인해서 결국 칼을 떨어트리기까지 한다.
이제 완전 망했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그냥 손을 쑥 집어넣어서 심장을 꺼내버린다. (?????????)
그정도 거리면 아무리 용에서 흔들리고 그랬어도 이미 예전에 칼로 찌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부분이 정말 의아했고 어이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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