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떡볶이 발언의 의미 분석

오래전의 논란이지만 정리된 내 생각을 써보려고 한다.

수요미식회 캡쳐황교익은 수요미식회에서 “떡볶이는 맛이 없는 음식이다.” 라는 말을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그 말이 한국인과 한국의 음식 문화 전체에 대한 비하가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또는 맛있는 떡볶이를 먹어본 적이 없다.” 라고 했으면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음식이든 요리사의 실력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런데 황교익은 이상하게도 떡볶이 자체를 맛이 없는 음식으로 정의하고 단정지어버렸다.
그것은 단순한 맛 평가가 아니고 어떤 이유로 떡볶이 자체를 비하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자신만의 어떤 계기와 이유가 있겠지. 이명박이 대통령일 때 떡볶이 띄우기를 했기 때문일까?)
어쨌든 그는 떡볶이를 비하함과 동시에 떡볶이를 즐기는 다수까지 맛이라는 것을 제대로 모르고 착각 속에 사는 사람으로 비하해버렸다.
오만함무례함화를 내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해 보인다.

해당 방송에서 황교익의 말에 반발하는 사람들에게 황교익이 주장한 떡볶이가 맛이 없는 이유는 이렇다.

1. 매운맛은 맛이 아니고 통각이다. 달고 짜고 맵기 때문에 계속 먹게 만들고 그게 맛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떡볶이는 맛이 없는 음식이다.”라고 했을 때 그 맛이 없다는 표현이 정말 혀에서 느끼는 맛이 아니라서 맛이 없다고 한 것인가? 아니다.
왜 갑자기 이런 뜬금없는 소리를 하는지 이유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자기가 아는 것에 대해 말하면서 잘난척을 하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또한 그런식으로 매운맛이 의미없다는 듯이 비하해버리면 매운맛을 즐기는 한국의 음식 문화 전체를 맛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비하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떡볶이는 달고 짜고 맵기 때문에 자극적이어서 먹게 될 뿐. 맛이 있는 음식이 아니다?
그런식으로 비하하면 이 세상에 맛이 있는 음식은 존재할 수 없다. (스파게티는 느끼한 맛으로 먹는 것인가? 무슨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말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 황교익의 논리는 항상 그런식이다. 애매모호하고 어디에도 적용 가능한 막연한 무적의 논리로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자신이 논리적인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그런식으로 보면 그의 직업인 맛 칼럼니스트도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그가 말하는 내용들에는 과연 그의 무적의 논리를 벗어날 수 있는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가?)

그리고 계속 먹게 돼서, 많이 먹어서 맛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많이 찾고 계속 먹게 된다고 하는 건 결국 그만큼의 매력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맛이 있다”라고 표현되고 정의될 수 있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떡볶이를 많이 먹기 때문에 “계속 먹게 되네? 내가 이렇게 많이 먹었네? 정말 떡볶이는 맛있는 음식이야“라고 착각하나? (혼자만의 세상에 갖혀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을 바보로 보는 것도 정도가 있지…)

사람들이 떡볶이의 자극적인 맛에 맛있다고 착각하고 속고있는 거라면 정말 순수하게 맛있다는 것은 뭘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절대적인 맛있음이란 뭘까? 그런 음식은 어떤 음식일까? 그런 음식이 있기는 할까?

2. 떡볶이는 떡보다 양념맛으로 먹는 것이다. 떡은 중요하지 않다.
소스로 떡 맛을 가린다고 치자.
소스가 더 중요하다고 치자.
그렇다고 왜 떡볶이가 맛이 없는 음식이 되나?
음식이라는 것은 원래 조화다.
설탕 소금 간장 고춧가루 등등 여러가지 소스와 재료를 섞어서 만드는 것이다.
떡볶이 소스와 떡의 말랑말랑 씹는 식감. 그 조화가 맞아서 떡볶이가 맛있다는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그런식이면 밀가루로 만든 음식은 모두 맛이 없는 음식이란 말인가? (밀가루 본연의 맛으로 먹는 음식이 얼마나 될까?)

오래된 쌀이나 밀가루로 만든 떡을 소스의 맛으로 가렸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도 같은데
이 세상의 모든 떡볶이가 꼭 오래된 쌀이나 밀가루로만 만들어질까?
결국은 떡볶이를 비하하기 위해 억지스럽게 과거 박정희 시절까지 꺼낸 것이다. (또는 박정희가 싫어서 떡볶이가 싫었을 수도 있겠다.)

황교익은 치킨도 맛이 없는 음식으로 정의했다.
그의 주장들을 보면 결국 재료의 맛이 아닌 소스의 맛으로 먹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소스 맛으로 먹는 것이 뭐가 잘못됐단 말인가?
치킨이든 떡볶이든 소스와 떡, 닭고기의 조화가 잘 이루어졌기 때문에 소스맛이 더 극대화된 요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소스의 맛이 아닌 모든 재료의 맛이 잘 어우러지는 음식은 뭐가 있을까?
아니, 그런 음식이 있다고 해도 황교익이 그 음식을 비하하려고 하면 댈 이유가 과연 없을까?
결국은 자기가 보고 싶은대로만 보는 그의 사고방식이 문제이고 그것이 도를 넘어서 음식과 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까지 비하하는 무례함으로 표출된 것이다.

3. 떡볶이는 유아기때 흔히 주어졌던 음식이고 어릴때의 경험을 통해 “맛있다”는 기준이 정의되기 때문이다.
그럴듯해보이지만 모든 사람의 입맛이 원래 그렇게 정의된다. 그게 정상적인 것이고 보통인 것이다.
떡볶이에만 적용되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그의 말은 떡볶이가 맛이 없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어떤 요리든 비하하려면 “원래는 맛이 없는 음식을 부모가 그 음식을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먹였기 때문에 맛있다라고 착각하는 거다”라고 말하면 된다. (또 나왔다 무적의 논리)

4. 60년대 쌀을 먹지 못하게 하는 날이 있었기 때문에 떡볶이가 유행할 수 있었다. 지금도 맛있게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
도대체 누가 그 인식 때문에 떡볶이를 먹는단 말인가···.
사람들은 떡볶이를 맛있게 먹어야만 하는 음식으로 말한 적도, 누군가에게 강요한 적도 없다.
그저 순수하게 떡볶이가 맛있어서 즐길 뿐이다.
그당시에 즐겨 먹었던 음식들이 다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나?
지금까지 떡볶이가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온 것이 그만큼 떡볶이가 맛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순 없었을까? (그러기 싫었던 것 같다.)

결론
그가 떡볶이가 맛이 없는 음식이라고 댄 이유들은 정말 하나같이 제대로 된 것이 없다.
황교익은 그저 떡볶이가 못마땅했던 것이다.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떡볶이가 맛있다고 느끼는 감정까지 허상, 거짓으로 부정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나는 그의 주장이 게이 혐오나 아이돌 폄하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못난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전형적인 모습으로 자신의 기준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자신과 다른 기준은 (그것이 문제가 없고 잘못되지 않았음에도) 인정하지 못하고 저급한 것으로 부정해버리고 억지스러운 이유를 대며 다수를 바보로 치부해버린다.(과연 누가 진짜 바보일까?)
그는 그 찌질한 생각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잡지식을 총동원한 것 같지만 억지스럽게 느껴질 뿐이다.

아무리 대단한 푸드 칼럼니스트라도, 황교익 할아버지가 와도 음식을 비하할 자격은 없다.
음식에 옳고 그름이 어디 있고 낫고 못한게 어디 있나? 다 개개인의 취향 차이 아닌가?
음식을 비하하고 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찌질하고 편협한 발언을 해놓고 뭐가 그리 떳떳하고 당당하고 억울한지 모르겠다.
아무리 꾸미고 어설픈 지식들로 그럴듯하게 포장해도 당신이 한 행동은 평가나 취향이 아니고 신념도 아니다.
그저 선입견과 편견의 표현일 뿐이고 고집일 뿐이다.

나는 그의 주장을 부정하고 반박한 것이 아니고 그가 세상 사람들의 기호를 부정하고 비하했기 때문에 그것이 틀렸고 한심한 행동이라고 지적했을 뿐이다.
그는 애초에 떡볶이와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을 비하했을 뿐이지 제대로 된 주장을 한 적이 없다.

(2020년 6월 4일 추가)

전라도 음식이 맛이 있다는 것은 단지 인식일 뿐이다?

알쓸신잡에서 황교익은 유시민이 왜 전라도 음식이 유독 맛이 있는지를 물어보자.
그것은 인식일 뿐이고 사실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맛 칼럼니스트라고 말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지는 의문이다.

유시민이 듣고 싶었던 것은 각 지역별 음식의 특색, 차이점이었을 것이다.
물론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 되겠지만, 분명히 구분할 수 있을 관점은 있을 것이다.

객관적이고 진지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각 지역별 문화 차이와 유래 같은 것을 소소하고 흥미롭게 들려주길 원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황교익은 그것을 그냥 인식의 차이일 뿐이라는 너무 편한 “무적의 논리”로 상대방의 생각을 부정해버리고 깎아내렸다. (그런 못난 방식으로 자신을 과시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만약 반박을 하고 싶다면 전라도 음식은 맛이 있다고 느끼는 것도 많지만 다른 지역에서 거부감이 심한 음식들도 존재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저 누군가가 퍼트린 허위 정보에 사람들이 속았을 뿐이라고 자신을 제외한 모두를 비하했다.

그런식으로 말하면 맛 칼럼니스트라는 직업이 왜 필요할까?
어차피 음식의 맛은 다 각기 다르고 그 맛을 느끼는 것도 개인마다 다 다를텐데?

그런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떡볶이는 맛이 없는 음식이다”라고 말하는 건 또 뭘까?
나는 맛을 평가해도 되지만 너희들은 안 된다는 건가?
이중잣대와 내로남불의 전형 아닌가? (아니면 전라도 음식은 맛있다는 인식을 널리 퍼트린게 부러워서 황교익도 자신만의 인식을 퍼트리고 싶었던 건가?)

나는 맛 칼럼니스트라는 직업을 잘 모르지만, 결국 주관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거나,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재미있고 흥미로운 정보를 주거나,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던 것을 고쳐주는 일 아닌가?
그런데 황교익은 잘못된 정보를 고쳐준게 아니고 음식의 맛을 비교하고 평가한다는 가치와 인식 자체를 허상일 뿐이라고 부정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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