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과정, 설정, 상황

과정 (단락)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한, 또는 무엇을 하는 과정일 뿐이다.
그 과정의 구체적인 것들을 사람들이 흥미롭게 느끼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면 된다.

과정은 결국 아주 크게 볼수도 있고 그것을 쪼개서 볼수도 있다.
그러니까 작가가 보여주려는 의도, 분명한 방향, 목적이나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없으면 평범한 일상을 그냥 보여주는 것과 다르지 않겠지. (관객은 그것을 왜 봐야 하는지 모르겠지.)
대략적인 방향성과 의도가 정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정이라는 것은 방향이자 목표이다.
나와 독자 모두에게 이 내용이 무엇을 하는 내용인지 틀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것을 정하지 않으면 그리는 나도, 보는 사람도 “이게 뭐하는 내용이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러니까 내용이 재미가 있든 없든 그것은 나중 문제이고
일단은 명확하게 무엇을 하는 이야기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의도도 과정과 연결되어 있다.
기생충에서 결론은 빈부격차를 표현하기 위해 전체 과정을 만들었고, 그 과정을 시트콤처럼 재미있게 짜냈듯이.?

예를 들면
자살소년 처음은 자살을 어이없게 실패하는 과정
그 다음은 자살을 하기 위해 악당을 물리치기도 하고 가다가 동료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니까 핵심은 이것인 것 같다. 무엇을 하는 과정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떤식으로 보여줄 것인가(웃기게? 슬프게? 흥미진진하게? 장르인듯.)

축구 웹툰은 축구를 하는 과정이다.
더 높은 성과, 개인적인 성취, 성공을 위한 축구를 하는 과정이다.
(그게 단순명료한 건 좋지만 그게 나한테는 흥미롭지가 않다. 결국 간단명료한 방향이 중요하지만 또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그것에 흥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거다.)
슬램덩크는 농구 자체의 과정(계기, 노력, 연습, 성장, 대회경기)도 적제적소의 것들만 흥미롭게 잘 표현했고 캐릭터들이 너무 개성있고 감정이입되게 잘 만들어져서 명작으로 불린다.

기생충은 아주 크게 보면 주인공 집안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초반은 부자집을 속여서 그 집에 들어가는 과정
결국 거기서 들통나고 쫓겨나기 까지의 과정. (쫓겨난다는 결말)
그리고 그 안에는 수많은 작은 과정들이 구체적인 상황으로 쪼개지고 또 쪼개지는 것이다.
(매 순간의 과정의 방향이 분명해야 하고 흥미로워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상황 자체가 재미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까 자살소년 시즌1처럼 뒤를 생각 안 하고 상황 자체만 생각하면서 만들면 방향(과정)이 잡히지 않는 것이다.
자살소년 시즌3처럼 너무 방향만 생각하다가 상황을 너무 놔버리고, 개연성까지 포기해버리면 그것도 문제가 된다.
결국 방향이나 결말도 중요하고 그것을 설득력있고 흥미롭게 표현하기 위한 설정, 소재, 캐릭터도 중요하다.
그것들이 정해지고 나면 구체적인 상황들을 더 짜야겠지.
(방향, 결말, 설정(배경, 시대, 캐릭터), 소재를 짜면서 상황도 떠오를테고
반대로 상황을 짜다가 앞의 것들이 수정될 수도 있겠지.)

부부 is 뭔들(장도연, 양세찬)
신혼, 결혼생활 (설정, 배경)
매 회마다 약간씩 장소나 주제를 바꿔서 색다른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개그 콩트는 스토리라고 할 수는 없다. (과정이 없다?)
포멧(설정, 캐릭터, 배경)을 정해서 매 회마다 새로운 상황이 이어질 뿐이다.

결백이라는 영화는
주인공 엄마가 무죄임을 밝혀내는 과정이다.
그 과정만 봐도 이게 대략 무슨 얘기들을 하겠구나, 장르가 뭐구나를 알 수 있게 한다.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자살소년은 자살하는 과정인데 설정이 실패한다는 것이고, 개그야. 그게 주로 만화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지. (드라마로 만들면 망할 수밖에 없겠지. 좀 유치하게 보인다랄까?))

과정과 설정이 잘 섞이면 흥미가 발생한다.
자살하려고 하는데 계속 실패하는 것
착한데 무섭게 생긴 아이가 전학가서 생기는 이야기

설정 (단락)

과정이 핵심이라고 했는데
그 과정을 재미있고 흥미롭고 설득력있게 상황으로 짜내기 위해 설정들이 필요하다.

설정은 매우 중요하다.
설정이 잘 짜여야만 재미있을 수 있고 탄탄할 수 있다.

그런데 너무 디테일한 것까지 쓸때없이 다 정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인물의 나이, 취미, 버릇 같은?)
설정 덕후들에게는 그것이 즐거움이고 작품의 퀄리티를 높여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쓸때없고 막연한 노동일 뿐일 수도 있다.
결국 스토리에 필요한 것들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

개연성도 결국 설정이지.
억지스럽고 인위적이게 짜맞추려고 하면 안 될 것이다.
독자가 감동이나 어떤 감정을 느낄 정도의 탄탄한 개연성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개연성과 흥미로움을 둘 다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려운 것이겠지.)

다시 말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와 새로운 설정과 새로운 이야기인 거잖아. (변태가정부처럼)
그런 새로운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설정이 개연성있고 설득력있게 다가오려면 많은 고민과 공감력이 필요하다는 거야.

설정은 그냥 개연성을 맞추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이 아니고
설정 자체만으로 흥미와 재미와 어떤 강력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는 존재이고 그런 존재여야만 한다.

예를 들면
자살소년에서 필요한 설정은
왜 죽으려고 하는가
왜 죽을 수가 없는가
주인공은 어떤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누가 막고 있는가
그 마을에서는 자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이 다르고 어떤 제도를 운영중인가. 왜 생각이 달라져서 따로 살게 되었나 등등

기생충에서는
지하 다락방은 기획, 의도와도 맞닿아 있는 설정이고
스토리 자체의 재미?에도 맞닿아 있다.
두가지를 한꺼번에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감독은 그 설정, 배경들을 정해놨고
그 안에서 캐릭터들은 자기 생각대로, 의도대로 흘러가고 움직였을 뿐이다.
자연스럽게 캐릭터들의 모든 행동이 설득력을 가지게 됐다.

반전
숨겨놨던 설정이야. 진실이야.
그 진실이 가장 큰 과정마저도 부정한다거나 달라지게 만드는 거야.

과정과 설정 연계 (단락)

결국 과정과 설정을 분리하긴 했지만
처음 관객, 독자에게 보여주는 것은
“어떤 것을 하는 과정이다”라는 것과 동시에
“어떤 시대, 어떤 상황, 누가” 등등의 설정도 동시에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설정도 방향성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겠다.

과정은 가장 큰 과정을 미리 정해놓고(결말 같은?) 작은 과정들을 쪼개고 계속 짜내야 한다면
아 설정도 마찬가지구나. 새로 짜내는 경우도 있겠지만 결국 핵심적인 설정들은 미리 정해놔야만 하겠네.
(그게 없으면 연재 도중에 길을 잃어버릴 거야.)

상황 (단락)

가장 구체적인 상황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대화나 행동이나 표현이므로 작가의 기본기, 능력치를 보여주는 척도일 것이다.
취향이나 스타일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상황은 그 흥미로움에 맞게 구체적으로 잘 풀어나가는 것.
그리고 구체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작가의 스타일과 맞아야 한다.
(내가 로맨스나 정통 드라마 쪽으로 가려고 하면 안 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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