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목) [김어준 생각/김어준의 뉴스공장]
민주당이 소수당일 때 민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었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반대하는 이유를 말하며 반대했을 것이다.
저렇게 법안 자체는 안중에도 없이 대놓고 “니들이 다수당이고 우리는 소수당이니까 어차피 니들 마음대로 할거잖아! 그러니까 짜증나!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아몰랑 안해!”라는 식의 초딩도 안 할 행동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다 잘못된 것인가?
이익과 손해로만 따지니까 저런 비상식적인 모습들이 나오는 것이지…
잘못된 법안이라는 전제가 있어야만 미통당의 저런 행동이 근거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애초에 법안이나 정책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이 표결 자체 밖에 못 보고 있으니…
그냥 “니들 다수당인거 싫고 무슨 법안이든 니들 마음대로 하는게 싫어! 마음에 안 들어! 그러니까 독재야!”라는 얘기잖아.
저게 무슨 정치야. 편가르기 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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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통당이 다수당이었던 적도 있다.
그러면 그때는 미통당의 독재 시절이었나?
결국 민심이 결정했으니까 따라야 한다.
결국 최종 결정은 다수당인 민주당이 할테고 민심이 알아서 판단할 거야.
그러면 “소수당은 손가락 빨면서 구경만 하라는 거냐?”고 따질 수 있다.
소수당이라고 아무것도 못 하는 건 아니야.
잘하는 부분이 있으면 같이 동참할 수도 있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면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할 수도 있고, 민주당이 낸 정책이나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책을 제안할 수도 있어. (그렇게 하면 분명히 미통당도 지지율이 오를텐데…)
민주당도 마찬가지야 소수당의 조언이나 지적을 무시하고 여론도 무시하고 자기들 마음대로만 행동하면 지지율이 하락할 거야.
그러니까 맹목적인 반대만 하지는 말라는 거야.
지금 미통당은 수십년 전과 똑같이 민주당이 좋은 정책 내고 성과내고 잘할까봐 무조건 반대, 발목잡기만 하고 있어.
나는 그게 이분법이나 흑백논리만으로 편하게 정치를 해먹겠다는 것으로 밖에 안 보여.
진짜 본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이나 법안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아.
국민들은 계속 일을 하라고 하는데 미통당은 일을 하기 싫어하는 것 같아.
싸우기만 하는게 정치인이 할 일이 아니잖아.
좋은 정책이나 법안을 위해서 싸워야지…
민주당도 소수당일 때 발목잡기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때와 완전히 똑같진 않아.
통과시키려는 법안이 다르고 여론이 다르잖아.
지금도 민주당 지지율이 더 높아.
그러니까 입장의 차이가 있으니까 당연히 대립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악법인지 아닌지를 따져보고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처리할 것은 처리해야지.
과거 민주당도 똑같았다면서 민주당 핑계만 대서는 결코 미통당은 다시는 다수당이 될 수 없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