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들의 직업이나 연령대가 매우 중요한 것 같아.
그런것들이 단지 설정이라기보다는 분위기나 캐릭터간의 관계, 벌어질 일들이랑 너무 큰 연관이 있다는 거야.
예를 들면 주인공들이 학생이면 누가 누굴 좋아하고 반 친구끼리 학교에서 장난치고 이런 것들이 떠오르잖아.
분위기도 뭐 못사는 아이의 암울한 분위기도 있겠지만, 아이들끼리 장난치고 놀면서 해맑은 분위기도 떠오르고…
어쨌든 구체적인 것들이 떠오른다는 거야.
필요한 것만 필요한 만큼 거론하면 돼.
내가 만든 설정을 상황에 녹여서 설명할 수도 있지만, 짧은 대화나 간단한 상황으로 전달할 수도 있는 거야.
너무 대단한 설계와 너무 풍부한 이야기에 집착할 필요 없다는 거야.
내 머릿속에 없고 내가 못하는 것을 억지로 만들어내면 그건 막연할 뿐이야.
예를 들어 빨간망토 차차에서 차차와 친구들이 변신에 필요한 보석들을 얻는 방법을 거기서는 그냥 선생님이 입학 기념으로 선물해줘.
우연히 신비한 동굴에 들어가서 사슴을 구해주거나 도깨비의 퀴즈를 맞춰서 얻어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거야.
그러니까 설정이나 소재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위해 이용하는 것이지.
내가 그 설정이나 소재에 얽메이거나 먹히거나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거야.
스토리는 그럴듯하게 꾸미거나 재미있어보이는 것을 수집하는 것이 아닌 나만이 가지고 있는 확실한 것들을 정리하고 순서를 정해서 나열하고 배치하는 과정일 뿐이다.
어설프게 아는 내용을 어설프게 표현할 바에는 그냥 빼는게 훨씬 낫다.
너무 재미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완전히 시작 의도나 주제부터 억지스럽고 내가 하고 싶지도 않은 것을 억지로 하려고 하면 안 되겠지.
하지만 스토리 사이의 연결 부분이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긴 한데 재미가 없다고 생각되면 적당히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내 스스로 어느정도 만족할 정도는 되어야겠지.
하지만 모든 부분에 너무 힘을 주면 내가 지칠 것 같다는 거야.
구성에 맞게, 마무리 같은 마무리만 하면 돼.
너무 대단하고 방대하고 풍부하고 짜임새있는 스토리 같은 것에 집착할 필요 없어.
내가 생각나는 안에서 할 수 있는 거야.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거야.
재미있는 부분은 살리려고 노력해야겠지.
보는 입장에서 어? 여기 이부분 되게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넘겨버리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면 안 되잖아.
내가 전달하려는 의도도 중요하지만 의도만으로는 스토리라고 할 수 없잖아.
내용과 재미라는 관점도 챙겨야 해.
두가지 방식
재미나거나 표현하고 싶은 핵심적인 부분들을 모아서 연결시키는 방식. VS 전체적인 구성을 결말까지 아주 단순하게 잡은 이후에 그 사이에 내가 넣고 싶은 내용들을 붙이는 방식.
사실 두 방법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게 아니고 둘을 혼용해야 하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