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속도의 문제

내가 아끼는 동물이 땅에 떨어져있던 독약을 먹는 모습을 봤다고 치자.
그 독약의 효과가 퍼지기 전 몇십초간은 그 동물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겠지.
하지만 나는 그 독약을 먹는 모습을 본 순간부터 슬픔, 안타까움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독약을 먹지 않아도 마찬가지 아닌가?
결국 그 동물은 언젠가 늙고 병들 것이고 열심히 보살핀다고 해도 결국 어느정도의 고통을 받으며 죽어갈 것이다.

이것은 나 자신에게도 적용된다.
나도 언젠가 늙을 것이고 병들고 고통받다가 죽을 것이다.

그런데 왜 나는 슬퍼하지 않을까?
어쩔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다른 이유는 없을까?

내가 정확히 딱 1년 후에 죽을 것이고 그 사실을 내가 안다고 생각해보자.
나는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살아갈까?

어떻게 느낄지는 상상이 잘 안 간다.
하지만 평소처럼 사는 것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왜 우리는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할까? (나만 그런가?)
그게 꼭 나쁜거라는 생각은 안 든다.
시간을 펑펑 낭비하면서 살더라도 내 스스로 즐겁게 살고 후회하지 않는다면 그 인생은 잘못되지 않았을테니까.

당장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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