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하고 배려하고 예의를 갖추려는 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행동에 대해서 차별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또는 굳이 그런 행동을 할 필요가 있냐며, 누군가가 기분이 상하고 불편해할 수 있으니까 안 하는게 맞지 않냐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 말은 좋아보이지만, 좋게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정말 위험한 말이라고 생각해. 타인에 대해 참견하고, 자유 억압을 하는 것을 좋게 포장해서 말하는 것일 뿐이야. 아무리 좋게 말해도 범죄를 저지르자는 말이 좋은 말이 될 수 없듯이 말이야.

그러니까 착한 사람이 되고 싶고,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참견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야.

예를 들면 이런 거야. 커뮤니티에서 “굳이 왜 반박하는 댓글을 달아서 글쓴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해야 해? 그냥 다 하하호호 웃으면서 살면 좋지 않겠어? 반박이나 부정적인 댓글을 달고 싶으면 그냥 넘어가는게 더 낫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 되게 좋은 말인 것처럼 들리기도 하잖아? 그런데 그런식으로 커뮤니티를 이용하면 그건 커뮤니티가 아니게 되는 거야. 소통이 이루어질 수가 없어.

그리고 댓글을 그런식으로 달아야 한다면 글은 어떻게 되는 건데? 애초에 남이 기분이 상하거나 반박을 할만한 글은 쓰지도 말자고 말할 수도 있는 것 아니야? 그러면 또 글도 함부로 못쓰게 되는 거야. 명확한 기준도 없이 눈치를 보면서 자기검열을 해야 한다는 거야.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 글은 제목만 보고 내용은 안 볼 수 있는 자유가 있지 않냐고? 제목을 통해서 내용을 100% 예측할 수가 있나? 그리고 그런식이면 댓글은 달라? 댓글도 반박하는 내용인 것 같으면 내가 안 보면 되는 것 아닌가?

결국 그런 얼토당토 않은 주장을 하는 이유는 이거라고 생각해. “내가 내 생각을 말하는 건 자유인데, 반박당하기는 싫다”는 거야. 결국 사람들의 상호존중하려는 마음을 이용해서 자기만 이기적으로 편하게 커뮤니티를 이용하겠다는 것이지.

서로 반박하면 커뮤니티에서 서로 싸우고 개판나지 않겠냐고? 내가 생각하는 답은 그거야. 내 기준에서 예의와 배려를 갖춘 글을 쓰면 되고 댓글로 반박이나 다른 관점의 생각을 적는 것도 예의와 배려를 갖춰서 하면 되는 거야. 그게 원래 커뮤니티의 존재 이유이고 기능 아니야? 예의와 배려를 핑계로 그 커뮤니티의 기능 자체를 자기 편한대로 뜯어고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사실 개인은 스스로 그렇게 행동해도 돼.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내가 글쓴이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댓글로 쓰고 싶지만, 그런 댓글을 쓰면 싸움이 생길 수 있으니까 안 쓰고 지나간다.” 너무 좋은 방법이라니까? 그런데 그 방식을 모두에게 하자고 말하는 순간 문제가 된다는 거야. “나는 그렇게 하고 있다.” 까지는 괜찮아. 하지만 나의 그런 생각이나 행동 방식을 남에게도 요구하는 건 아무리 좋게 말해도 잘못인 거야.

예를 들어서 누군가가 쓰레기를 길바닥에 버렸어. 나는 그사람에게 지적하지 않고 내가 쓰레기를 줍기로 정했어. 그럴 수도 있는 거잖아? 그런데 남들한테도 그러는게 좋지 않겠냐고 말하는 건 너무 이상하게 들리지 않아? 모두가 개인의 행동 방식이 있고 생각이 있고 자유가 있는데 어떤 자신만의 방식을 소개하는 수준을 벗어나서 남한테 그렇게 행동하기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고 자유를 침해하는 거야. 그건 아무리 좋게 말해도 잘못된 거라니까?

그러니까 상대방에게 예의와 배려를 강요하는 그 태도 자체가 문제라는 거야. 예의와 배려는 그냥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 그것을 특정한 기준을 잡아서 한다는 건 예의와 배려가 아니고 잘못된 참견이라니까?

서로 상호존중하고 예의를 갖추고 배려하는 상태에서 상대방이 불편해한다면 내가 배려할 수 있지. 하지만 그 배려라는 부분을 일반화시켜서 모두에게 그렇게 행동하기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그게 바로 사람들이 서로 배려하고 예의를 갖추려는 태도를 이용하고 악용하는 거야. 내 생각이나 행동 방식을 남에게 요구하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없는 행동이라니까?

개고기, 채식주의, 페미니즘, 피씨 등등 모든 분야에서 그런 이기적이고 강요적인 논리들이 예의나 배려로 포장해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굳이 개고기를 먹어야 해? 굳이 고기를 먹어야 해? 굳이 야동을 봐야 해? 굳이 배우를 다 백인만 뽑아야 해? 개인의 자유인 부분을 약자를 보호한다거나 세상을 더 이롭게 한다는 거창한 이유로 잘못된 참견을 하고 있다는 거야.

개고기 안 먹어도 살 수 있고, 채식만 해도 살 수 있고, 야동 안 봐도 살 수 있고, 영화에 여러 피부색의 다인종 배우 써도 영화 잘 만들 수 있지.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니까?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면서 아무 문제 없고 잘못도 없는 사람에게 참견질을 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 자체가 잘못된 거라니까?

나는 전부터 했던 얘기인데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고?” 아니라니까? 좋은게 좋은거는 서로 개개인이 합의에 의해서 하는 것이지. 그걸 남한테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그건 아주 잘못되고 위험한 거야.

게이에 대한 차별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게이가 있든 없든 상관 없고 싫지도 않은데. 게이 축제나 행사같은거 하지 말고 내 눈에는 안 띄었으면 좋겠다?” 싫지 않고 상관 없다면서 눈에는 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건 싫은 거야.

예를 들어 꽃 축제를 한다고 쳐. 그런데 꽃 축제가 싫은 사람도 있을 거 아니야? 그러면 보통 내가 외면하고 피하려고 하지. 꽃 축제가 내 눈에 안 띄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나? 그러니까 좋게 말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이미 그 말 안에 차별이 들어있다는 거야.

정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싫지 않다면 애초에 그런식으로 말을 하지도 않았을거라는 거야. 불법도 아니고 잘못도 없는데 보기 불편하다고 그 축체를 몰래 숨어서 하길 바라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러면 난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 “나는 게이가 눈에 안 띄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내 눈에 안 띄었으면 좋겠어.”

This entry was posted in 1 철학, 정치, 시사평론 and tagged , , , . Bookmark the permalink.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