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 방향 + 재미론

*****기존의 예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가 있고 완전히 다른 예를 쓰는 경우가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을 보면 기존의 사회문제를 돌리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빈부격차는 빈부격차로, 돼지, 가축 문제는 진짜 가축 문제로, 괴물은 미국이 한강에 뿌렸던 유독성 물질을 그대로 표현했다. (약간 만화적이라거나 과장된 부분도 분명히 있긴 하군.)

반대로 완전히 다른 요소, 소재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예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 차이는 이런 것 같다. 어떤 방식으로 표현해야 더 효과적인가. 다시 말해서 더 충격을 주거나, 와닿게 할 수 있냐는 것이다. 현실을 그대로 보여줘야 더 충격적이고 와닿을 수도 있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보던 내용에서 갑자기 이게 내 삶의 그 부분, 그 논란을 빗댔던 거라고? 생각해보니 두개의 상황이 다를 것도 없잖아? 라는 식으로 충격을 줄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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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이나 아쉬움이 없을 때까지만 만들면 되는 거야. 예를 들어 피씨 성 역할 고정관념이라는 웹툰은 그거면 충분히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표현한 것 같아. 그렇게 내가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표현하기만 하면 되는 것 같아. 쓸때없이 잘 만들어야 한다고 부담을 가지거나 이번에 꼭 완성을 해야 한다고 집착할 필요가 없어. 그냥 계속 생각나는 방식으로 생각하는 내용들을 만들고 표현하면 되는 거야. 그뿐이야. 뭔가 더 나은 생각이 나면 더 발전된 것을 만들 뿐이고 말이야. 아쉬우면 내가 또 건들고 수정하고 보완하고 새로 만들겠지. 그러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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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이 말은 그 일이 돈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있지만, 그 일을 내가 계속 해나갈 수 있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죽어라고 노력해서 재미있는 웹툰 1화를 완성했다. 그러면 2화도 완성할 수 있고 3화도 완성할 수 있다고 할수도 있다. 하지만 스토리 측면으로만 봐도 나는 턱턱 막히더라. 떠오르는게 없다. 그러면 나는 단편쪽으로 가면 될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냥 노력만으로 다 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타고난 사람들은 스토리를 잘 다듬을 필요는 있을지언정 안 떠오르지는 않는다. 머리에서 다음 이야기가 마구 떠오를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식으로 말하면 타고난 체력도 중요하다. 한 화를 만드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면 그 일은 오래 하기 힘든 일인 것이다. 내가 재미를 느끼는가도 지속성을 결정하는 요소이다. 내가 재미를 못 느끼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재미는 없어도 천재적으로 타고났다면 계속 할지 말지는 스스로 결정하겠지.) 물론 장인정신을 가지고 한 화를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서 완성하고, 그 오랜 기간을 충분히 보상할 정도의 수익이 난다면 그 일을 좋은 일이다. (그러니까 장편 드라마 스토리 같은 것을 몇년을 걸쳐서 완성한다면 그것도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으므로 도박이라고 할수도 있는 것이다.) 어쨌든 장편 스토리를 쓴다는 것은 계속 다음 스토리가 떠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인기를 끌고 싶다는 욕심이 아니고 진짜 그 스토리에 빠져서 더 만들고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을 타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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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글썼던 것처럼 간결하고 잔인하게 냉소적으로 웹툰을 만들면 돼.

아주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기발할거야. 그리고 잔혹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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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럴듯함을 추구하면 절대 안 돼. 그냥 잘 만드는 것을 추구해야해.

누군가는 그럴듯함을 추구하는게 좋을 수도 있어. 타고났을 수 있어. 하지만 나는 아니야. 오히려 관점을 못 잡고 혼란만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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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만들려고 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또 새로 만들면 되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고치는 방법도 있지만, 새로 만드는 방법도 있는 거야. 지금 당장 완벽하게 더는 손대지 않아도 될 것은 만들려고 들면 안 된다는 거야.

웹툰도 그렇고 메모, 글도 마찬가지야. 그냥 계속 써. 거의 비슷한 내용을 중복해서 써도 상관없어. 어차피 검색해서 나중에 쉽게 정리할 수 있으니까. 애초에 정리할 필요도 없어. 결국은 내 목표는 전체 글을 잘 정리하는게 아니고 하나의 가장 좋은 웹툰이나 글을 쓰는 거거든. 그 이전의 정리 안 된 것들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거야. 그냥 더럽고 중복된 것들은 그대로 두면 되는 거야.

또한 다시 말하지만 그것들을 다 잘 모아서 하나의 완성된 웹툰을 만들었어. 그런데 더 나은 방식이나 그림 스타일이나 뭔가가 떠올랐다? 그러면 기존 것은 내버려두고 새로 만들면 되는 거야. 그러면 기존의 것이 정리 안 된 더러운 것 안에 포함될 뿐인 거야. 이렇게 해야만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어. 심리적인 부담감도 줄일 수 있어. 정리하지 않아야만 해.

그런 맥락에서 mdga이런 것들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아. 기존에는 mdga가 가장 높은, 가장 가치있는 글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은게 생겨나게 되는 거야. 과거의 글 중에 mdga보다 높은 가치의 글이 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그건 별로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 중요한 건 계속 mdgb, mdgc가 나오면서 기존에 오래된 글들은 과거로 밀려나게 되는 것. 그게 중요한 거야. 가장 중요하고 가장 최신의 글을 파악하기 쉬운 방식이라는 것이지.

그래서 생각한 방법 중에 하나가 이거야. 메모, 글 정리하는 방법인데 기존에는 하나의 글을 쓰려면 모든 글을 모아서 정리하는 거였거든? 그러니까 부담스럽기도 하고 오래 걸렸어. 이번에 생각한 방법은 그냥 당장 내가 정리하고 더 나아진 생각을 아무것도 보지 않고 쓰는 거야. 그리고 이전의 글들을 참고하면서 지금 내가 쓴 글에서 혹시 빠진 부분만 추가하는 거야.

예를 들면 이런 것도 있어. 성 역할 고정관념이라는 웹툰? 같은 것을 만들었는데 뭐 지금 당장 나는 이게 최선인 것 같아. 그런데 더 나은 방법이 떠오르면 새로 만들면 되는 거야. 내용은 똑같아도 상관 없다는 거야. 더 나아진 것을 만들면 기존의 것은 그냥 과거의 과정으로 밀려나는 거야. (새로 만든 것도 마찬가지로 또 과거로 밀려날 수도 있는 것이고 말이야.)

***그리고 그림도 지금은 깔끔하게 완성하는 것에만 초점을 뒀거든? 난 지금도 크게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아. 하지만 조금 허술하고 허전하긴 해. 그러면 지금 완성이라고 생각해서 올린 그 그림을 콘티나 밑그림이라고 생각하고 더 꾸며서 더 잘 그려서 교체하면 돼. 그뿐이야.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자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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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쓸 때 그럴듯함이 아니고 그냥 내용의 전달에만 집중하려고 하는 것처럼, 웹툰의 대사나 웹툰에서 나오는 글도 마찬가지야. 뭔가 잘 정리된 형태로 쓰려고 할 필요 없어. 그건 막연한 거야. 그냥 잘 이해할 수 있게만 쓰면 되는 거야. 그게 나한테는 최선이고 최고인 거야.

그러니까 하기 싫어서 안 하거나 당장 게임이나 영화에 빠져서 안 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아니야. 그렇지만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머뭇거리게 된다면 그것은 정말 큰 잘못이야.

내가 부담을 가지지 않을 정도 안에서만 나는 성의를 보이고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야. (다시 말해서 너무 대충해서도 안 돼. 물론 안 하는 것보다는 낫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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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라는 것의 작은 포인트

어떤 일을 하는 것은 똑같아도 그걸 누가 하느냐에 따라 재미나 흥미로움은 하늘과 땅 차이가 나는 것 같아. 꼭 캐릭터 뿐만이 아니고 시대나 장소나 나라나 배경이나 계절이나 등등 그런 것들 전부 말이야.

그러니까 누가 누구를 원한 때문에 죽였어도 그 원한이 무슨 원한인지, 그 사람의 외모나 직업이나 시대상황이나 그런 것들이 재미있느냐 아니냐를 판가름하게 된다는 거야.

작품의 완성도는 감독의 실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단 초반 기획의 실력으로 그 영화를 흥미롭게 느끼느냐 아니냐가 확 갈린다니까?

예를 들면 군대에서 괴롭힘 당하고 군기 이런 내용도 그 당하는 당사자가 이종격투기 선수라면 또 달라지는 것이고, 한국의 군대가 아니고 미국에서의 상황이면 또 달라지잖아.

그래서 여러가지 요소들을 이리저리 굴려봐야 한다는 거야. 어떤 하나로 완성을 했어도, 또 더 흥미로운게 생각이 나면 새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고 말이야.

그런데 또 이건 있어. 군대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이등병이 이종격투기 선수였다? 그러면 재미있을 것 같잖아? 그런데 난 이종격투기에 대해서 몰라. 그러니까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를 다 짜내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을 내가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거야. 아무리 재미있는 소재도 내가 못 살리면 쓰레기가 될 뿐이라는 거야. (누군가는 잘 못하던 것도 열심히 공부하고 취재하고 노력해서 잘하게 되기도 하지. 난 그런거 못하겠어.)

그래서 내가 말하고 싶은 메세지나 주요 내용, 과정 자체를 미리 짜놓고, 그것을 더 흥미롭고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을 변경할까 정도만 고민해야 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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