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간다고 한다. 나도 그런 것도 같다. 매일 버릇처럼 하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하다보면 시간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이 가있다.
하지만 거꾸로 시간이 너무 많아서 탈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재미있던게 재미있지 않게 된다.
너무 익숙하고 새롭지 않아서 그렇기도 할테고 몸이 힘들어서 애초에 시도조차 못하게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어릴 때는 맛있게 먹었던 아이스크림 같은 것도 나이가 들고 치아가 안 좋아지면 먹기 부담스러워서 피하게 된다. 그렇게 하나하나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되는게 생긴다.
내가 아이스크림을 못 먹는게 서글프기 때문에 안 서글프려고 애써 신경을 안 쓰게 된 것인지 자연스럽게 아이스크림을 안 좋아하게 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이가 든다고 모든 것을 다 꼭 편하고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이 드는게 서글퍼지는 거겠지. 그러면 많이 힘들고 안타까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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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뭐든 빠지면 그걸로 하루를 다 보낼 수 있었다. 그게 그만큼 재미있고 몰입이 됐었다.
그런데 지금은 게임도 못하겠다. 체력이 딸리고 랭킹 올리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한마디로 재미가 없다.
드라마, 영화도 마찬가지다. 간혹 정말 빠져드는 것들이 있긴 하지만 극소수다. 내가 정말 빠져들만한 나에게 딱 맞는 것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 말은 내가 잘 못 즐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몰입이 잘 안 된다. 빠져들기가 어렵다. 익숙한 것도 많아지고 호불호가 명확해지고 쓸때없이 깐깐해진다.
정말 이상한게 쓸때없는 것을 하면 불안감 죄책감 같은게 든다. 그런데 그렇다고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다.
핑계가 맞을 수도 있지만 사실 내가 열심히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돈 되는 것을 아무거나 찾아서 열심히 하는게 나를 위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차라리 게임을 하고 뭔가를 엄청나게 몰입해서 하면 그게 시간이 안 아깝다.
돈을 쓰기 위해 벌어야 하거나 버는 것 자체가 재미있으면 또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