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채식 선호자다

나는 사실 채식주의자였던적이 없다. 일반 라면도 항상 먹었었다. 최근에는 피자와 만두도 먹고 있다.

나는 원래 그런 생각이었다. 채식을 해야만 생명을 위하고 건강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건강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 크게 아프고 나서는 채식에 대해 가지고 있던 환상이 어느정도 깨진 것 같다.)

나는 내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할지를, 어떤 단어나 명칭으로 불러야 할지를 고민했었다. 나는 채식선호자인 것 같다.

내가 정말 먹고 싶은 건 동물성 식품도 먹는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계란이나 햄이나 우유나 고기 같은 것은 땡기지 않는다. 그런 것은 있어도 먹지 않는다.

나는 그런 생각도 한다. 채식주의자가 채식만을 하는 것은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극단적인 부분이 있다는 생각은 든다. 자신의 신념이든 건강을 위해서든 그럴 수 있지만, 너무나도 끝에 위치하는 주장이고 생각이고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방향은 건강을 위해서도, 자연을 위해서도 되도록 동물성 식품을 피하고 자제하는 정도이다. 물론 그 말은 애매하긴 하다. 누군가는 전체 먹는 음식의 절반을 동물성 식품을 먹으면서도 그게 자제하는 것이고 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굳이 비율을 정하자면 나는 전체 먹는 양의 1/20정도만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그냥 내 뇌피셜이고 느낌적인 느낌일 뿐이다.

어쨌든 나는 되도록 동물성 식품을 피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완벽한 채식주의자를 늘려가자는 주장은 너무 극단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채식주의자에 대한 거부감도 많고, 완벽한 채식은 쉽지도 않다. 하지만 동물성 식품을 평소에 먹던 것보다 절반으로만 줄이자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그것만으로도 건강에 영향이 있을 것이고 소수의 채식주의자들이 동물성 식품을 아예 안 먹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다수가 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동물을 훨씬 더 적게 죽게 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채식주의자가 되자고 설득하기보다는 더 쉽고 거부감이 없는 방법으로 설득하면 더 다수가 설득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학교 급식도 그런다고 얼핏 들은 것 같은데 특정한 요일을 정해서 그날은 동물성 식품을 안 먹기로 정하는 방법이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안 먹는 날에 안 먹은 만큼 먹는 날 동물성 식품을 두배로 먹는 것만 아니라면 분명히 세상에, 건강에 이로울 거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그렇게 해서 아주 많은 사람이 원래 먹던 동물성 식품의 양을 절반으로 줄이기만 해도 그 효과는 정말 대단할 것이다.

.

내가 생각하는 가장 경계해야 할 생각은 동물성 식품은 건강에 좋다는 소리이다. 어쩌면 동물성 식품이 건강에 꼭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정량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지금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성인병에 걸린 수많은 사람들과 고기의 섭취를 상관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결국 적정량이 어느정도인지가 관건이다. 그런데 채식주의자에 반발을 가진 사람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다가 잘못된 논리에 매몰되고 말았다. 동물성 식품에는 식물성 식품으로 섭취하기 어려운 영양이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렇다고 그 말이 고기가 건강에 좋다거나 많이 먹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는 없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하루에 적정한 섭취량이 있다. 그것을 넘기면 건강을 해친다. 이제 우리는 고기가 몸에 해로운지, 이로운지로 싸우기보다 어느정도가 건강을 해치지 않고 건강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동물성 식품 하루 섭취 적정량을 따져야 할 때가 아닐까?

This entry was posted in 잡담 and tagged , . Bookmark the permalink.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