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와 솔비. 뭐가 다른가?

솔비라고 잘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안84의 발언이 괜찮아지는 것도 아니다.

예술이란 뭘까? 그냥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어떤식으로든지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을 대중이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대중이 알아서 할 일인 것이다. 솔비는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예술을 하면 되고, 지금과 같은 좋은 반응이 없었다면 지금까지도 그냥 취미로 하는 수준이거나 흥미를 잃고 하지 않게 됐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대중의 반응이 좋았잖아. 그러면 그냥 좋은 거야. 연예인이 취미로 소소하게 예술하고 대중에게 인기가 없었으면 이렇게 참견을 했을까? 아니잖아. 그런데 지금은 왜 문제삼는 거야? 솔비가 예술가로 잘나가니까. 그렇게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잘나가니까. 결국 열등감, 질투 때문에 문제삼는 것이지. 실력은 명확한 기준이라는게 없는 거야. 그런식이면 정형돈이 가수로 누리는 인기는 정당해? 기안84 그림이 훌륭해?(사실 나는 기안84의 그림, 표현력 훌륭하다고 생각해. 그런데 굳이 기안84의 그런 못마땅한 시선으로 보자면 과연 기안84의 그림이 그렇게 인기를 끌만한 자격이 있냐는 거야.)

그것과 똑같이 말하면 웹툰작가 인기빨로 예능에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 아니야? 웹툰 작가가 아니었으면 기안84라는 사람이 어떻게 예능을 하지? 결국 웹툰작가라는 타이틀이 결정적 요인이었던 거잖아? 그러면 기안84를 불편하게는 못 볼까? 웹툰 작가들 입장에서도 웹툰 작가 이미지 나빠진다고 불평할 수 있고, 예능을 하고 싶은 개그맨들 입장에서도 자기 자리를 빼앗은 거잖아. 뭐가 달라? 그렇게 불편한 시선으로 보려고 하면 그 누구도 그런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왜 몰라…

그런식이면 가수하다가 연기도 하는 아이유는? 음식 사업 하다가 예능 찍고 또 예능, 대중적인 인기로 음식 사업에서 대박난 백종원은? 예능인이면서 가수하는 정형돈은? 가수면서 예능하는 데프콘은?

기안84의 발언이 소신발언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웹툰작가도 일종의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결국 예술은 창작이니까. 그런데 그런 사람이 남의 예술을 함부로 참견하고 무시한다? 난 이해가 안 가. 그건 그냥 질투와 열등감인거야. 주변의 예술하는 사람들의 열등감을 대변해줬을 뿐이겠지. (기안84 입장에서도 못마땅했을 수도 있고 말이야.)

정답은 너무 간단해. 그냥 누가 뭘 하든 그건 자유인 거야. 연기자가 노래를 할수도 있고 운동선수가 예능을 할수도 있어. 그걸 누가 뭐라고 해?

연기자가 노래하는 것을 보면 기존에 가수들 입장에서 어떻게 보일까? 기존 개그맨이나 예능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운동선수가 예능에서 방송을 잘 하는 것처럼 보일까? 아닐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문제삼아? 문제삼는게 정당하다고 생각해?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건 자유인거야. 존중해줘야만 해. 그 무엇을 하든 말이야. 그것에 대해서 대중이 어떻게 평가를 내리는가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고 말이야. 왜 이런 사람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니가 모르는 뭔가가 있겠지. 그걸 굳이 니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문제삼아야만 하는게 아니야.

니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니 개인적인 감상평을 남기는 것이지. 그사람의 자유를 참견하고 억압하는게 니 자유가 아니라는 거야. 니 열등감, 못마땅함을 정당화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아이돌의 인기도 마찬가지지. 그 아이돌은 노래는 못해도 나름의 노력을 했고 그래서 무대를 잘 꾸몄고 매력이 있고 외모가 뛰어난 것도 매력이지. 그래서 인기를 얻었어. 그런데 그것을 오직 가수라는 잣대만으로 노래실력이 부족한데 인기를 누리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난하는 것이 정당할까?

결국 그 아이돌은 사람들에게 실력파 가수가 줄 수 있는 감동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거야. 그거면 그 아이돌의 가치는 충분하고 차고 넘치는 거야. 대중이 그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어? 어떤 아이돌이 인기가 있는 건 문제도 아니고 잘못도 아니야. 그냥 다수가 좋아하는 이유를 니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인 거야.

질투, 열등감에 빠져서 누군가가 못마땅하다고 차별, 참견을 정당화하지마. 솔비도 그랬었다고? 그래 솔비도 잘못한 거고 기안84도 잘못한 거야. 문제가 안 되는 것을 문제삼는 것은 그 누가 하든 잘못인 거야.

이 세상에는 명확하게 구분지을 수 없는 것들 투성이야. 모든 것이 다 수능처럼 명확하게 등수로 나뉘지 않아. 스포츠처럼 승자와 패자가 나뉘지 않는다고. 그 명확하지 않은 것을 명확한 기준이라도 있는 것처럼 자기 기준만을 옳다고 착각하고 다른 사람의 자격을 논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기호나 취향을 문제삼는 건 아주 못나고 멍청한 짓이야.

This entry was posted in 잡담 and tagged , , . Bookmark the permalink.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