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삶을 만난다. 그리고 언젠가는 헤어진다.
가족, 친구와 만남이 있고 헤어짐이 있듯이 내 삶과도 그런 과정이 있을 것이다.
내가 죽음을 두렵게 느끼지 않기 위해 생각해낸 것은 원래 나라는 존재나 나의 기억이나 삶 자체가 불완전하다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내 존재 자체가 매우 불완전하다. 5분 전의 순간도 완벽하게 그당시를 기억해내고 재현할 수 없는게 인간이다. 그저 어렴풋이 뭉뚱그려서 무엇을 했는지 떠올릴 뿐이다.
하지만 또 다른 시선으로 보면 삶과 헤어진다는 것은 너무 무섭고 슬픈 일인 것 같다. 결국은 내가 그렇게 불완전하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나에게 나의 삶이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제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른 존재로 분리될 수 있을 정도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해도 어쨌든 나는 어제를 포함한 과거의 수많은 어렴풋한 기억을 가지고 오늘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매일 나라는 존재와 이 세상을 만나던 내가 어느 순간 나와 이세상, 그 모든 것과 헤어지고, 영원히 다시는 만나지 못할 날이 온다는 것은 많이 슬픈 일이다.
건강하게 살아갈 때는 그런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릴 때는 내가 언젠가 죽는다는 것이 무서웠지만 나이가 들어 죽음과 더 가까워졌음에도 죽음에 익숙해졌다?… 그보다는 굳이 생각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의도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드는 것일수도 있겠다. 생각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일 수도 있고…
그런데 몸이 아프면 다시 죽음의 슬픔? 공포를 실감하게 된다. 왜 그렇게 몇년 후, 몇십년 후만을 바라보며 오늘을 조급하게, 아둥바둥 살았는지 후회하게 된다.
이 글을 어떻게 끝마쳐야 할지는 모르겠다. 완벽한 정답이나 해결책 같은 건 없을테니…
내 삶과 헤어지는 날이 언제일지는 몰라도 정말 슬프고 안타까울 것이다. 충분히 오래 살아도 그 아쉬움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억지로 정말 억지로 나 자신을 순응하고 단념하게 만들 뿐…
지금 생각나는 최선은 후회가 없을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것 같다. 꿈이 크더라도 꼭 그 꿈을 이뤄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오늘 정한 만큼 해내면 충분히 놀고 쉬면서 하루를 풍족하고 후회 없게 하자.
내일 죽는다고 해도 너무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그러까 감동이나 행복이라는 것도 결국은 그것을 느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죽는 순간에 후회하지 않으려는 노력도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