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한 사람은 살 생각만 하고 죽을 것 같은 사람은 죽을 생각만 한다. + 자살 (인생)

살아가면서 죽음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나도 그렇게 살아왔었다. 죽음을 입으로는 얘기하지만 실감하지는 못했었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죽으면 나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잊혀질 것이라는 것이 슬프고 무섭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었다.

그런데 최근에 심장에 이상이 생기고 정말 죽음이라는 것을 훨씬 더 가깝게 느껴본 것 같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죽을 것 같고 죽음이 가깝다고 느껴지면 죽음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숨을 잘 못 쉬겠고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 것 같고 숨이 가빠오고… 너무 아프거나 너무 죽음의 공포를 계속 느끼면 차라리 죽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같더라.

그러니까 몸이 건강해서 살만한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더 잘 살지만 생각한다면 죽음에 대해서 가깝게 느낄수록 어떻게 죽을지, 죽음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지 그런 것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효율적인 것이다. 건강한 사람은 굳이 죽음을 생각하거나 준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죽음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기도 하고 차라리 내가 먼저 죽음을 선택해버리기도 한다.

나는 그래도 아직 젊다. 건강해진다면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정말 삶이 재미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얼마 없다면 죽음을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마 그때가 됐을 때는 겁이 나서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게 현실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라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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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적으로 떠오르는 생각 한가지는 그래서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말만 하는게 아니고 정말 그사람이 살만하다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죽음을 가깝게 느끼지 않아도 되도록, 삶을 더 가깝게 느끼도록 말이다. 배고파 죽겠는 사람한테 힘내고 도둑질은 하면 안 된다고 천번 말하는 것보다는 싼거라도 먹을 것을 주는 것이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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