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듯이 죽을 수 있는 알약과 아무 성분도 없는 동일한 색, 모양, 무게, 크기의 알약 여러개를 섞어놓는다. 그리고 매일 자기 전에 한알씩 먹는 것이다.
러시안 룰렛처럼 말이다. 그러다가 한알만 남았을 때는 그냥 먹고 당장 죽는 것을 선택하거나 다시 무성분 알약을 여러개, 또는 한개 추가하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당장 이 알약을 먹고 죽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수 있다. 죽음의 공포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게 오히려 잠재적 죽음의 공포를 키운다고 생각하면 그냥 독약만 먹으면 되는 것이다. 난 생각할수록 죽음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결국 인류도, 우주도 수명이 있을텐데 내가 얼마나 살고 세상의 어떤 변화를 확인하는게 뭐가 그리 중요할까? 물론 정말 꼭 보고 싶은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것은 의미가 클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 죽는 과정과 고통이 무서운 것이다. 그것조차도 죽고 나면 의미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그것을 느끼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
.
영생이 그런 장점은 있을 것 같다. 죽음의 공포를 걱정할 필요도 없도 그런 과정을 영원히 겪을 필요도 없다는 거잖아.
그것만으로도 영생은 엄청난 장점이 있다는 생각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