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모든 것이 허무하니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자”
그런 뻔한 결론이라면 죽음에 대해 생각했던게 시간낭비였던 거 아니야?
어릴 때부터 현명한 사람도 있는 것 같긴 해-배낭여행 간다고?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봐야지
하지만 난 아니거든
쾅!
왜 궁 안 쓰냐고!!!
띠링 띠리링 (전화벨소리)
여보세요?검사 결과가 안 좋다고요?
빨리 수술 날짜 잡으러 오라고요?
악성이라고요?
네 알겠습니다…
그래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게 나한테는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해
과거에는 위험을 감수하며 스릴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무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조금 달라졌어
죽거나 다치는 게 두려워서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더 긴 시간을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렇게 죽는다고?
죽기 전에는 누구나 아쉬운 것이 있겠지만, 그래도 ‘나름 잘 살았다’고 생각하면서 떠나고 싶어
그저 죽는 순간 때문이라기보다는, 매 순간, 매일을 잘 살다 보면 죽음의 순간에도 후회가 덜하겠지.
작게라도 나만의 텃밭도 가꿔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하게 됐네…
사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다는 일들이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간절한 것도 아니야
해봤으면 좋았을텐데…
도중에 사고가 생겨서 마무리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아쉬워할 필요도 없어
하지만 할 수 있었는데 내가 미루다가 시작조차 못해봤다면 많이 아쉬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