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 표로, 아주 소수의 차이로 결과가 갈릴 수도 있다. 또한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 꼭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내 목소리를 내느냐 아니냐는 천지차이다.
이번에 트럼프만 봐도 알 수 있잖아. 트럼프는 결국 다수에게 선택받지 못했어. 하지만 그럼에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트럼프는 불복하지 않고 있고,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편을 들어주는 거야. 만약 트럼프가 질거라고 생각해서 투표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물론 난 트럼프가 최악이라고 생각해. 단지 투표는 이기고 지는 것의 의미만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거야.)
또한 이런 느낌도 있어. 이기고 지는 것과 별개로 내가 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세상에도 의미가 있고 나 자신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자부심 같은 거랄까?
그리고 투표율 자체도 의미가 있지. 100명의 국민 중에서 10명이 투표한 것과 70명이 투표한 것. 결과는 같더라도 투표율이 다르면 정치인들의 생각과 행동은 달라질거야. 10명 중에서 나를 뽑아준 6명만 신경쓰면 되느냐, 70명 중에서 나를 뽑아준 40명을 신경써야 하느냐가 달라지니까. 또한 나를 뽑아주지 않은 사람이 4명이냐 30명이냐도 아주 다르게 느낄테니까.
그리고 정치는 사실 되게 재미있어. 너무나도 우리 삶에 밀접한? 아니 그냥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그 자체잖아. 그게 정치야. 그렇게 중요한 것에 감정이입하고 과몰입하는게 가장 의미있고 재미있지 않나? 게임이나 스포츠 팬 활동 하는 거랑 똑같아. 좋은 선수, 후보를 지지하기도 하고 그가 잘 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재미있지. 또 계속 새로운 인물들이 영입되거든 그 새로운 선수들을 보고 판단하는 재미도 쏠쏠해. 그리고 웃기기도 진짜 웃겨. 막말이니 뭐니 스스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도 많지. 그런 것을 보면 예능, 코미디, 개그이기도 하고 드라마이기도 해. 정말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그렇다고 정치에 대한 대단하고 깊은 지식이 있어야만 정치를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그냥 정치인이 나와서 자신에 대해서나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서, 추구하는 정책이나 옳고 그름의 기준에 대해서 얘기하잖아. 그러면 나는 맞장구를 칠수도 있고 지지하게 될수도 있지. 또는 반대로 반박하고 그를 싫어하게 될수도 있지. 그냥 그런 거야. 그냥 보다보면 그사람에 대해서 내식대로 정의를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