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써보는 채식과 육식에 대한 나의 생각

방구석 오지랖 003) 비건에 대한 나의 생각 정리를 쓴지 거의 3년이 다 되어 가네?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헐…) 완벽한 비건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때부터 지금까지 동물성 식품 비중을 5% 미만으로 먹으며 살아왔지만 나는 잘 살아있다.

사실 채식 위주로 먹어와서 현재 막 건강해서 날라다닐 것 같다는 말은 못하겠다. 여기저기 쑤시고 아파서 혹시 어떤 영양이 부족한거 아닌가 싶어서 비타민 등등 사서 챙겨먹고 있다.

딱 한가지 분명한 장점이라면 꾸준히 마른 몸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운동을 안 해서 뱃살은 있지만 그래도 운동 안 하는 것에 비해서는 확실히 아주 적당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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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소나 그런 초식동물은 어떤식으로든 풀과 같은 채소의 영양소를 흡수해서 근육도 만들 수 있는데(채소를 먹는 미생물을 먹어서 근육을 만든다던가?) 인간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초식동물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인간과 흡사한 침팬지도 초식동물이다. 인간과 침팬지가 채소를 흡수할 수 있냐 없냐의 차이는 위의 미생물의 차이 아닌가? (물론 그렇게 아주 단순한 차이는 아닐지도 모르지. 어쨌든 인간이 태초부터 초식동물과 엄청나게 큰 차이를 가지고 태어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풀을 흡수하지 못한다. = 인간의 몸은 육식동물에 가깝다.” 라는 논리는 너무 억지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곡물 위주로 먹고 살아도 채소로 영양소는 흡수 못하니까 육식이다?

인간이 풀로 근육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풀과 같은 채소를 전혀 안 먹어도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한다고 한다. (유산균, 효소, 미생물)

결국 그 말은 인간이 동물성 식품을 소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초식과 육식 동물로 굳이 나누자면 육식 동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아주 일차원적인 결론일 뿐이다. 그러니까 그 말은 인간이 초식동물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한 반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거꾸로 인간이 정말 육식동물처럼 고기 위주로 먹는다면 건강할 수 있나? 인간을 육식동물로 정의하는 것이 얼마나 단순한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인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식으로 말하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인간이 동물성과 식물성 중에서 딱 한가지만 평생 먹어야 한다면 식물성과 동물성 중에서 뭘 골라야 할까?

지금도 채식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육식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나? 그런데 인간이 초식보다 육식에 가깝다는 말이 과연 얼마나 설득력이 있냐는 것이다.

내가 억지를 부리는지도 모르지. 어쨌든 현재 인간의 위에는 풀을 소화시키는 미생물이 없다. 그것은 인간이 과거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현재는 잡식에 알맞게 진화했다는 것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인간이 초식동물이 아닌 것도 맞고 그러면 육식동물에 가깝게 정의되는 것도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식의 표현은 “인간은 육식이 정상이고 건강에 이롭고 채식은 비정상적이고 몸에 해롭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또한 잡식, 즉 동물성 식품을 같이 섭취해도 영양소 부족이 오는 경우가 있고, 식물성 식품만 섭취해도 더 신경쓰면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까 동물성 식품을 먹는게 다양한 영양소를 얻는데에 더 편할 수는 있지만 그 이유 때문에 육식이 우월하고 육식이 정답이라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진화론의 관점으로 보면 인간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앞으로 채식 위주로 사람들이 먹게 되면 인류는 점점 채식에 더 알맞는 몸으로 진화할 것이고, 육식을 위주로 하면 육식에 더 알맞게 진화할 것이다. (채식을 하다가 안 맞으면 잡식을 하면 되니까 굳이 채식주의자 위주로 살아남는 경우는 없다고 할수도 있지만, 고기가 너무 귀해지고 비싸져서 먹기 힘들어지는 시대가 올수도 있으니까…)

채식만으로도 건강하게 사는 경우가 있고, 동물성 식품을 섭취해도 건강하게 사는 경우도 있으니까 알아서 먹으면 된다. 그저 동물성 식품으로 꼭 필요한 영양소를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경우도 있지만, 동물성 식품의 섭취 비중이 높으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비율을 찾아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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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최근에는 많이 비싸지긴 했지만, 채식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채식보다 저렴하게 고기를 사먹는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채소와 곡식을 많이 먹여야 한다.

그러면 당연히 생산 비용의 효율은 고기가 훨씬 비쌀 수 밖에 없다. 그게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것이다. (대신 그만큼 고기에는 채소보다 칼로리나 영양소가 압축되어 있으니 멀리 여행을 떠난다거나 할 때 영양소를 섭취하기에, 더 적은 무게의 짐을 들고 이동할 수 있으니 효율적일 수는 있겠지.)

결국 동물성 식품이 식물성 식품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더 싸다는 것은 대량으로 생산해서 저렴해지는 것도 있긴 하겠지만, 그보다는 어떻게든 가격을 내리기 위해서 약이든 저질 사료든 어떤식으로든 부정한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동물성 식품 뿐만이 아니고 모든 식품이 너무 저렴한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어쨌든 고기는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과 자원을 소비하기 때문에 앞으로 가격이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진짜 건강과 인류의 미래를 위한다면 고기의 값을 저렴하게,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도록 저렴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고기가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나는 고기와 같은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을 당연한 권리의 영역으로 보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인류가 번성하고 발전해서 당연하게 여길 수는 있지만, 당연하다기보다는 조금 과하게 누리고 있다고 볼수도 있지 않을까? (뭐 지금 동물성 식품을 먹다가 생기는 자연 파괴나 건강 문제나 그런 것들이 다 해결된다면 굳이 누리지 않을 필요도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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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2/
채식, 비건을 해야 한다는 주장, 근거 중에 하나를 써보려고 한다.

인간은 오랜 세월을 채식을 위주로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 인류는 100년도 안 지난 사이에 너무 육식의 비율이 높아졌다.

그것이 인간의 몸에 해롭고 질병을 유발한다는 여러가지 증거가 나오긴 했지만, 좀 더 명확하게 말하면 “육식 위주의 식생활이 인간에게 괜찮은지 명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연선택으로 보면 인간의 몸은 앞으로 더욱 육식에 알맞는 몸으로 진화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환경이 오염, 파괴된다는 것이겠지. 과연 지금처럼 계속 인류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살 수 있을지부터 걱정해야 할거야.) 대다수의 인간이 꾸준히 육식 비율을 높여가게 된다면 육식에 어울리는 인간들만 살아남을테니까 육식이 정말 건강에 좋은 음식이 될수도 있다는 거야.

하지만 지금의 우리의 몸은 그 단계가 아니야. 우리는 과거에 인간이 뭘 위주로 먹고 살아왔는지를 보면서 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무엇을 위주로 먹어야 하는지 안전한 방향을 찾아야 해.

아주아주 오래전 과거로 가보면 인간이 육식 비율이 높았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당장 인간의 과거 100년, 1000년을 봤을 때는 채식 위주가 더 다수일테고 안전빵이라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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