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교를 생각 없이 대충 다니고 수능 공부도 안 해봐서 수능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그런 기억이 있다.
방송 채팅에서 우연히 수능 얘기가 나왔는데, 내가 수능이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더니, 오히려 학생이 수능이 합리적이라며 수능을 옹호하는 것을 보고 놀랐었다.
수능이 그나마 공평하고(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고) 어쨌든 현실인데 부정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는 이유였던 것 같다.
나는 애초에 수능 공부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외우는 능력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교육은 그 국가, 사회에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그런데 수능이 교육이라고 볼 수 있을까?
내가 수능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저 등수 나누기를 위한 도구 말고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냐는 것이다.
그럴거면 차라리 롤(리그오브레전드)이라는 게임의 티어로 갈 수 있는 대학이 정해지는게 더 낫지 않을까?
게임은 재미있기라도 하잖아.
수능을 옹호하는 논리대로면 롤이라는 게임으로 대학을 결정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롤도 열심히 노력하면 티어가 오른다.
노력하면 성과가 나오니까 공평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롤 티어로 대학을 결정나는 것이 현실이라면 그것을 부정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수능이 문제에 대한 이해력, 얼마나 머리가 빨리 돌아가는지, 수능 성적을 잘 받기 위해 공략을 세우는 노력도 의미가 있겠고, 결국 수능 성적을 잘 받았다는 것은 적어도 멍청하지는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겠지.
다시 롤이라는 게임으로 돌아가보자.
롤에서 챌린저라는 티어는 0.1%만이 도달할 수 있다.
그 티어에 도달한 사람도 마찬가지로 이해력이 높고, 머리가 빨리 돌아가고, 공략을 세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챌린저를 달성했다는 것은 적어도 멍청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면 챌린저 티어에 도달한 학생이 좋은 대학에 가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게 없지 않을까?
물론 내가 말한 것은 극단적인 예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크게 틀린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방과후 전쟁 활동이라는 하일권 작가의 웹툰이 그 문제를 꼬집었다고 생각한다.
가산점을 받기 위해 펜 대신 총을 들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 수능이라는 제도는 사실 학원 같은 사교육의 배를 불리기 위해서 아이들을, 사회를 희생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는 필수교육, 공교육이라고 하는 초중고 교육과 수능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능 공부는 각자 학원을 다니든, 남는 시간에 하든지 말든 알아서 하라고 하고, 학교에서는 사회에 나갔을 때 꼭 필요한 대인관계, 예의, 도덕, 상식, 정치, 역사 같은 부분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수능을 대체할 방법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겠지만, 수능이 곧 교육인 것처럼 교육이 수능에 먹혀버린 것처럼 보이는 지금의 현실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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