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양이는 10살 정도 됐다. 물을 하루에 두번 갈아줘서 그런지 물도 잘 먹고 오줌도 잘 싸는데 그래도 나이가 있다보니 변비는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것 같다.
멍스냥스 유산균
처음 변비가 생겼을 때는 차전자피 가루(분말)와 멍스냥스 유산균으로 어느정도 효과를 봤다.(차전자피 가루와 유산균 모두 사료 위에 뿌려주는 식으로 줬다.) 하지만 몇개월 후에 다시 변비가 생겼다.
내가 관찰한 결과 차전자피 가루는 똥의 양을 늘리고 변을 어느정도 부드럽게 한다. 변의 양이 두배 정도는 늘어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꼭 장점이라고만 할수는 없을 것이다. 변의 양, 부피는 늘어났는데 그것이 안 나오고 배 안에 그대로 있게 되면 더 위험한 것 아닐까?
그리고 차전자피 가루는 통째로 방에 보관하면서 줬었는데 여름에 습도가 높고 온도가 높아서 그랬는지 언젠가부터 원래도 그리 좋은 냄새는 아니지만 더욱 안 좋은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 버리고 새로 사서 그 이후에는 냉동실에 보관해놓고 소량만 작은 통에 담아놓고 방에 보관하면서 고양이의 사료에 섞어 줬다.
유산균은 무슨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결론은 차전자피 가루와 유산균 가루를 밥에 꾸준히 뿌려줬지만 고양이가 변비에 다시 걸렸다는 것이다. (유산균은 내가 너무 소량을 줘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고 우리집 고양이와 안 맞아서 그런것일지도 모른다.)
듀락칸 이지 시럽
그래서 인터넷으로 더 알아보다가 듀락칸 이지 시럽이라는 소아 변비약이 고양이에게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 원래 사람한테 쓰는 약을 함부로 고양이에게 쓰면 안 되지만, 동물병원에서도 쓴다던가?
정확한 기억은 안 나는데 고양이한테 해로워서 의사들이 절대 반대하는 그런 성분은 안 들어있는 것 같다. 사실 그냥 인터넷에서 남들이 쓴다니까 나도 써본 것인게 크다. (절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지만 난 감수하고 듀락칸을 소량 써보기로 했다.)
4일 이상 똥을 못 싼 것 같고 고양이가 괴로워하는 것 같아서 아침에 일찍 약국에 가서 듀락칸 이지 시럽을 샀다. 개당 몇백원 정도로 기억한다. (한 박스를 살까 잠깐 고민하다가 두개만 샀는데 너무 잘한 것 같다.)
한개를 뜯어서 아주 소량 사료에 버무려줬다.(먹은 양이 약 2ml 정도 되는듯.) 그리고 효과가 늦게 나타난다고 해서 기다렸더니 그날 저녁에 똥을 쌌다.
로얄캐닌 캣 가스트로인테스티널 화이버 리스폰스
그런데 당장의 고비는 넘겼다고 해도 계속 약을 먹일 수는 없으니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택배로 주문한 로얄캐닌 캣 가스트로인테스티널 화이버 리스폰스가 왔다.
로얄캐닌…의 성분을 보니 차전자피 가루나 유산균 등등 변비에 좋다는 건 다 들어있는 것 같더라. 다행히 고양이가 사료를 잘 먹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틀에 한 번 정도씩 똥을 꾸준히 싸고 있다. 로얄캐닌…은 다른 사료에 비해 정말 가격이 사악하다고 할 정도로 비싼데 그 값을 하는 것 같긴 하다.
그전까지 먹이던 사료인 오리젠 캣 앤 키튼도 나름 고급 사료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가격도 싼 편은 아닌데 그것의 두배 정도인 것 같다. 나는 오리젠을 산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로얄캐닌이 너무 비싸서 오리젠과 로얄캐닌을 반반 섞어서 먹이고 있다.
앞으로 혹시나 변비가 생기려고 하면 로얄캐닌의 비율을 높여볼 생각이고 그래도 안 되면 다시 듀락칸 시럽을 소량 먹여볼 생각이다.
아 그리고 로얄캐닌 습식 사료도 시켜봤었는데 고양이가 안 먹더라. 그런데 이상한게 고양이가 안 먹길래 아까워서 개들한테 줘봤는데 개들도 안 먹더라. (그래서 그냥 버렸다.)
호박 페이스트도 변비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사봤는데 역시 안 먹더라. 그래서 내가 어느정도 먹긴 했는데 맛이 없었다.
올리고당 분말도 샀는데 이것도 내가 먹어야 할 것 같다. 그냥 좋다고 해서 무작정 산 느낌이라서 후회된다. (이것도 로얄캐닌…에 유산균과 같이 들어있었던 것 같다.)
20231017/
고양이가 신장이 많이 안 좋아진 것 같다. 나이가 많아지면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차라리 더 고양이에게 좋다는 습식 사료를 먹이는게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건강할 때 식이섬유도 먹이고 두유로 만든 요거트도 조금 줘봤으면 어땠을까… 고양이가 물을 알아서 잘 먹도록 고양이 급수기도 미리 사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3만원 정도 가격의 누심비 급수기 괜찮은 것 같다. 그 3만원이 아깝다고, 청소가 귀찮을 것 같다고 사주지 않은 것이다. 고양이가 다 죽어가고 밥, 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게 되기 며칠 전에서야 식수대를 주문한 내가 너무 원망스럽고 너무 후회스럽다.
아무튼 누심비 급수기는 usb에 꽂아서 전원을 공급하거나 aa배터리를 넣어서 전원을 공급하는 방식이고 모터 소리가 정말 없다시피하다. 난 필터는 안 꽂았다. (어차피 지금 물도 못 먹는다…)
우리집 고양이는 물을 잘 먹고 오줌도 많이 싸긴 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간혹 물이 마음에 안 든다며 찡얼거리고는 했었고 화장실에서 변기에 물 받아두는 곳에서 물의 수위가 너무 높아서 물이 한방울씩 바닥으로 떨어지면 그 물을 먹었었다.
필터는 그리 중요한게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어차피 하루에 한 번 갈아주면 된다. 중요한 건 물이 계속 움직이고 흐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고양이는 고여있는 물은 깨끗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어디서 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