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공부해야 하는 이유?

나 중학생 때 전교 1등하는 애한테 선생님께서 넌 공부 왜 하냐? 꿈이 뭐길래 그렇게 열심히 하냐? 하고 물으셨다. 의사, 판사, 사자 붙은 직업 나올 줄 알았는데 그 학생이 말하길, “전 아직 꿈이 없습니다. 단지 제가 나중에 꿈이 생겼을 때 공부로 발목 잡힐까봐, 공부 때문에 꿈에 도전하지 못할까봐 공부합니다.”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게 정답 같다. 꿈이 없어서 공부 안한다고? 그냥 다 핑계다. 나도 그렇게 놔버린 과목(영어) 땜에 지금 고생하는데 가끔 쟤 말이 떠오른다. 얼굴도 기억 안나는데 저 말만은 생생함.

난 위의 말 같은거 되게 싫어한다. 부모들이 아이들 공부시키려고 만들어낸 멋진 일화나 내용 중에 하나 같아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정말 내 꿈이 뭔지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그래도 미래를 대비해서 보험을 들듯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건 정말 현명한 행동이다.

하지만 어릴 때 자기가 하고 싶은게 뭔지 아는 아이가 얼마나 될까? 그러면 그 대다수의 아이들은 자기 꿈을 모르니까 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게 정답일까? 아니다. 자기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고 뭘 열심히 하고 싶은지를 찾아내기 위해서 고민하고 여러가지를 체험하고 경험해야 하지 않을까?

한마디로 꿈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부모들도 꿈을 찾기 전까지 공부하라고 하기보다는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해야 하는게 아닐까? (그런 과정 없이 공부만 하다가 나중에 어른이 돼서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 과연 그게 옳을까?)

아이가 위의 짤을 보고 나는 꿈을 잘 모르겠으니까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말한다면 그것도 존중해줘야겠지만, 아이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위의 짤 같은 생각이 정답이라며 강요를 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꿈도 없는데 노력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위의 짤의 아이가 대단하다면 대단하고 특이한 것이지. 그걸 멋진 일화라며 다른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행동하길 바라는 건 잘못된 것이다. 그정도를 아이에게 요구하려면 그 아이의 부모들도 모두 의사, 판사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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