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는 개나 고양이 정도의 지능을 가졌다고 해.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 이상의 지능을 가진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서 문어를 함부로 잡아먹는 건 잘못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
그런데 사실 지능이라는게 인간의 기준인거잖아. 사실 모든 생명은 소중한 거거든. 지능으로만 따져도 소나 돼지도 지능이 낮지 않아. 사실 닭도 키워보면 얼마나 똑똑한지 알 수 있어.
식물, 채소도 우리가 밝혀내지 못했을 뿐, 지능이 없는지 어떻게 알겠어? 그저 기준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해. 인간의 기준으로 보는 것이 문제겠지.
결국은 문어를 먹는게 잘못된게 아니라고 생각해. 나부터도 채소 생으로 먹을 때 죄책감을 가지지 않잖아? 내가 남을 탓할 자격은 없다는 거야.
하지만 그런 것은 있지. 인간은 사회를 이루어서 살아가. 그래서 인간성이라거나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것, 다른 인간, 다른 생명을 위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은 꼭 필요한 거라고 생각해.
그게 바로 나를 위하고 우리를 위한 것이니까 말이야.
문어는 먹어도 전기 충격이나 그런 방법으로 더 고통 없이 죽이는게 맞다고 생각해. 이미 문어의 지능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문어들이 죽기 전에 어떤 공포와 고통을 느낄 지를 알면서도 그렇게 먹는다는 건 인간답지 못한 걸테니까.
그러니까 어쨌든 인간이 타인이나 다른 생명을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거야. 필수적이라고 할수도 있는 거야. 어차피 고기 먹고 채소 먹고 다른 생명을 죽이고 먹어야만 인간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그냥 모든 생명을 죽이고 먹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지 말자? 그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야.
그런식이면 어차피 배만 부르면 그만이고 건강에만 좋으면 그만인데 뭐하러 맛있는 것을 먹으려고 해? 다른 생명의 고통에도 관심을 가지고 덜 고통스럽게 하기 위한 배려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태도라는 거야.
어차피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고 다른 모든 인간을 위해서 슬퍼하고 배려하고 돕지 못하니까 애초에 안 돕는게 맞을까? 아니잖아. 어쨌든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돕는 건 그 행위 자체로 의미가 있는 거야. 그런 크고 작은 도움들이 있었기 때문에 인류가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일테고 말이야. 다른 생명에 대한 존중도 우리가 더 행복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태도라는 거야.
또다른 예를 들자면 경찰이나 법 같은 것도 결국 약자를 위한 거잖아. 그런게 무의미하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냥 약자는 당하고 죽는게 맞다고 생각해? 사실 지금도 권력자들은 법 위에 서있지. 하지만 그럼에도 법을 불필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처럼 우리가 다른 생명을 먹고 살아간다고 해도 그 배려가 불필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거야.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남, 다른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거야. 그래야 나도 남에게 존중받을 수 있는 것일테고 말이야.
